신세계, 대전에 '블랙홀' 만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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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대전에 '블랙홀' 만들까?
  • 이해인 기자
  • 승인 2010.11.1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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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대전시, ‘대전 유니온 스퀘어’ 개발 계획 발표
'프리미엄 아울렛' 기존 지역 중소상인과 마찰 불가피
대전경실련, “계속진행시 모든 수단 동원해 막을 것”
신세계가 대전 진출 청사진을 발표하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대전시와 신세계측은 대전 복합유통시설 개발에 대한 사업내용을 '대전 유니온 스퀘어(가칭)'로 결정했다며 대전시에서 개발 계획 발표회를 열고 사업의 밑그림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개발 계획에 따르면, 대전시와 신세계는 서구 일원 약 56만1000㎡부지를 대전시가 대전도시공사를 사업시행자로 지정해 토지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약 35만㎡부지를 2012년까지 교외 형 복합엔터테인먼트 시설 용도로 신세계가 설립한 외국인투자기업에게 매각해 추진한다. 잔여 부지에는 11만6000㎡규모의 한국발전교육원 연수타운을 건립하게 된다.

유니온 스퀘어 내에는 명품브랜드를 저가에 판매하는 프리미엄 아울렛 외에 아이스링크, 어린이 직업체험관, 실내 스포츠테마파크, 영어체험교실, 오토몰, 멀티플렉스시네마, 스파 및 수영장 등 다양한 문화 체험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 
 
대전시, 중소상인 보호 대책 제시

신세계는 유니온 스퀘어가 대전주민 300명 이상의 직접고용 효과와 연간 750만명 가량의 체류형 관광객 유입, 초기 3년간 8조1753억원 가량의 직, 간접적 경제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거대 유통기업의 진출인만큼 생계에 위협을 받는 지역중소상인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등에 대한 우려가 있어 여기저기서 걱정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를 미리 인식한 듯 염홍철 대전시장은 11일 개발계획 발표회에서 '시민에게 드리는 말씀'을 통해 중소유통업계의 우려에 대해 해명하고 대책을 제시했다.

이날 염 시장이 제시한 영세상인 및 기존상권 보호책은 신세계와의 ‘상생협약안’과 행정력을 동원한 ‘제도적 장치가동’ 등 크게 두 가지다.

상생협약안은 신세계가 지역소상공인과 상생하고 쇼핑과 레저가 결합된 신개념의 복합시설 건립 등에 합의했다는 것이 골자다.

염 시장은 "신세계에 영세상인과 재래시장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안전장치 마련을 주문했다"며 "특히 단순한 유통시설 및 판매에 그치지 않고 지역발전과 문화예술 교육,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등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국내 최고의 복합웰빙시설 건립을 요구, 수용됐다"고 강조했다. 

신세계의 개발을 현지법인화 등 소상인 보호 대책 마련이란 원칙을 정해 놓고 그 틀안에서 개발정책을 수립하겠다는 것. 더불어 유통업만이 아닌 시민 웰빙공간 창조가 주된 사업의 목표임을 재차 강조했다. 
 
▲ 대전 유니온 스퀘어(가명) 조감도     © 뉴시스

또, 브랜드와 소비계층의 차이를 두고 지역의류 판매업계 보호를 위해 경쟁품목 입점제한과 같은 감독을 펼치겠다며 시정을 통해 신세계 영업활동을 견제하는 것과 같은 제도적 장치를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 시장은 "당초 생각한 프리미엄 아울렛과 쇼핑시설 위주가 아닌 관광객과 초광역 상권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신규상권을 창출할 수 있다"며 "750만 명의 대전 관광객 유입은 분명 지역상권을 키워 소상공인에게 혜택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소상인과의 공존,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대한 요청과 일부의 부정적인 시각을 잘 알고 있고 이를 해결키 위해 대전시의 요청을 최대한 반영했다"며 "신세계가 추구하는 것은 단순한 유통회사의 건설이 아니라 각종 체험과 교육, 레저가 가능한 복합 엔터테인먼트를 건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패션업의 경우 해외 명품 및 브랜드 위주의 영업활동으로 소상공인과 마찰을 피할 예정이고 지역현지 법인화도 매우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신규 관광객 유입은 대전시의 상권확대에 크게 도움이 돼 중부권 중심도시 대전건립에도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경실련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만 이러한 발표에도 대전 경실련은 11일 입장발표를 통해 '대전 유니온 스퀘어'에 대한 매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대전 경실련은 "배후도시의 2000만 인구를 가지고 영업 중인 여주아울렛조차 꿈도 꿀수 없는 인원이 (대전 유니온 스퀘어에)방문한다는 것은 종합쇼핑몰이 우후죽순처럼 전국적으로 계획 중인 이때 가능한 수치로 볼 수 없다"며 "직접고용의 경우에도 이전의 대형매장 입점에서 미뤄 볼 때 지역 중소상인의 몰락과 실업이 전제가 되는 고용이라는 것과 같이 지역 의류 중소상인의 몰락으로 인한 실업이 전제된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의류업종의 지역중소상인들과의 충돌이 불가피하다"며 "대전시와 신세계는 세계적 명품브랜드의 아울렛을 판매하기 때문에 충돌이 일어나지 않는 다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지만 외국브랜드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의류가 입점하게 될 것이고 결국은 지역 상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현재 유명브랜드의 명품의류를 판매하는 아울렛이 세계에 속속 생겨나는 추세라 물량이 한정돼 유명브랜드의 입점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세계 첼시 아울렛에서도 기획행사를 하면서 한정된 극소수의 물품을 판매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어 "사업이 계속 진행될 경우 대전지역의 시민사회단체와 상인단체는 물론 중소상인살리기 전국네트워크 등 전국의 조직 등과 함께 동원가능한 모든 수단을 통해 막아낼 것"이라며 강력대응을 시사했다.

수정을 거쳤음에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신세계의 '대전 유니온 스퀘어'.

신세계의 주장처럼 대전에 장미 빛 미래를 선사할지 대전 소상공인들의 블랙홀을 만들어 낼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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