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저주'...현대그룹에도 닥칠까(?)
스크롤 이동 상태바
'승자의 저주'...현대그룹에도 닥칠까(?)
  • 박세욱 기자
  • 승인 2010.11.16 13: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수 과정 과도한 비용 오히려 해가 될 수도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9년간의 길었던 여정이 현대그룹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M&A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환호성이 터져나오는 반면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어나온다.     © 뉴시스

16일 현대건설 채권단의 “현대그룹을 현대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는 발표가 있은 직 후 현대그룹 사옥에는 생존을 걸었던 인수전 승리에 환호성을 터져 나왔다. 그야말로 축제의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처럼 승리에 도취된 현대그룹 내 분위기와는 달리 일각에선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이들이 우려하는 것은 현대그룹의 시너지 효과가 낮다는 점은 물론이고 과도한 인수 가격으로 인해 그룹 내 경영상의 악재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현대건설의 기업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대그룹이 이번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5조원 이상의 인수 대금을 써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주력계열사인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증권 등의 유상증자와 주요 자산을 매각함으로써 현금 약 1조5000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현대그룹은 막판 전략적투자자로 끌어들였던 독일 엔지니어링 기업인 M+W그룹이 인수전에 빠지자 새 파트너로 동양종합금융증권과 프랑스 나타시스 은행 등을 재무적투자자로 끌어들이면서 나머지 3조5000억 원을 충당할 계획이다.

이렇듯 현대그룹은 인수 대금을 상당부문 외부 차입으로 충당할 공산인데 이 외부 차입금의 이자만 해도 상당한 액수다. 업계에서는 일부 자산 유동화를 통해 부담을 줄인다고 해도 과도한 차입에 따른 비용 부담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우려의 목소리는 과거 대우건설을 인수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승자의 저주’를 빚대어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2006년 대우건설 인수전에 승자였던 금호그룹은 과도한 차입으로 인해 결국 워크아웃이라는 시련을 겪게 됐다. 금호그룹에게 있어 대우건설 인수가 오히려 독이 됐던 것은 인수 금액 6조원의 절반인 3조원을 과도한 외부 차입으로 충당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한편 현대그룹의 우려를 반영하듯 현대그룹 관련주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우선협상자 선정이 알려진 직후 현대상선은 14% 가까이 내려간 3만8850원까지 기록했고, 현대엘리베이터도 하한가로 추락했다. 현대건설(오후 1시 기준)은 -14.91% 내려간 6만2200원을 기록 연신 하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