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기 둘러싼 ‘이재오-이상득-박근혜’ 권력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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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기 둘러싼 ‘이재오-이상득-박근혜’ 권력 추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1.12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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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이재오 VS 이상득…친이계 동요, 박근혜 전 대표는 침묵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끝내 버텼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거사를 주도할 당시만 해도 11일을 넘기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대세였지만 정 후보자는 “하룻밤 더 생각해 보자”는 말을 남기고는 장고에 들어갔다.

정 후보자는 12일 오전 11시 30분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할 방침이지만, 그의 선택과 무관하게 여권 내부의 권력 헤게모니는 절정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일단 친이 주류의 핵심이자 MB의 돌격대장인 안상수 대표가 이번 인사 항명 파동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청와대에 주는 충격파는 크다. 또 안 대표가 이 과정에서 친이 주류의 한 축인 이재오 특임장관과 정동기 불가론에 대해 논의했다. 여권 실세간 복잡한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셈이다.

이번 항명 파동은 친이 주류가 ‘안상수-이재오’라는 투톱 체제를 통해 청와대 인사권을 지휘하고 있는 임태희 실장을 견제하고 동시에 임 실장을 막후에서 지원하고 있는 이상득 의원(SD계)을 친이계 외곽으로 밀어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김무성 원내대표까지 가세했다. 김 원내대표는 11일 새벽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공황에서 안 대표의 청와대 항명을 “부적절했다”고 비난, 미묘한 신경전을 연출했다.

▲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 뉴시스

한때 친박계 좌장에서 친이의 전폭적인 지지로 원내대표에 오른 그가 이제 친이계 신(新)실세에 올라가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셈이다.
 
지난해 친이계 권력 사유화 논란에 이어 MB 4년차 개각과 동시에 여권 실세간 권력 게임이 봇물을 이루자 청와대가 나섰다. 당에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MB의 의지를 표출하며 친이계 길들이기에 들어갔다. 정 후보자가 11일 즉각 사퇴하지 않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당청 간 대립이 최고조에 이른 시점에서 그가 즉각 사퇴할 경우, 인사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의 부담은 물론, 조기 레임덕을 부채질할 수 있다. 정 후보자가 사퇴표명을 하루 늦추면서 당청 간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셈이다.

한편 2012년 차기 총대선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친이계 정파적 헤게모니의 정점엔 박근혜 전 대표가 있다.

대세론의 주인공 박 전 대표가 조기 대권시동을 걸며 한 발 치고 나가자 친이계 주류가 조바심을 내면서 분파됐고 여기에 그간 권력에서 소외된 비주류 의원들이 가세하고 있는 형국이다.

박 전 대표는 여전히 정 후보자와 MB내각 인사에 대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인사파동으로 친이계가 내부적으로 분파성을 보이며 지리멸렬할 가능성이 높아 친박계가 치고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박 전 대표에게 친이 주류의 항명 파동은 친이계 중 어느 쪽이 이기더라도 손해볼 게 없는 꽃놀이패 중 꽃놀이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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