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에 화답한 효성·한화 vs 잠잠한 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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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에 화답한 효성·한화 vs 잠잠한 GS
  • 전기룡 기자
  • 승인 2018.06.05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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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기룡 기자)

▲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10대 그룹 전문경영인과의 간담회를 지난달 10일 개최했다. (사진 왼쪽부터) 권혁구 신세계 사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김준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하현회 LG 부회장, 정택근 GS 부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 김준동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이상훈 두산 사장.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주문한 ‘자발적 기업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효성·한화그룹이 화답했다. 반면 GS그룹에서는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효성그룹은 지난 1일 기업분할을 시행하고 지주회사로의 체제 전환을 알렸다. 이에 따라 효성그룹은 존속법인 지주회사인 ㈜효성과 함께 4개 사업회사인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중심으로 운영된다.

효성그룹이 기업분할을 시행한 데는 오너일가의 분식회계와 조세포탈로 끊임없이 질타를 받았기 때문이다. 또 지난 2월에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으로부터 지배구조 부문에서 최하 등급(D등급)을 받기도 했다.

따라서 조현준 효성 회장은 취임 이후 경영활동의 투명성을 높이겠단 취지에서 다양한 개선작업을 수행하는 단계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7월 이사회 산하에 투명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대규모 내부거래 관련 이슈, 주주가치 관련 경영사항 등을 심의·의결하고 있다. 또 지난 2월에는 투명한 지배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주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는 관행에서 탈피, 의장직에서 물러난 상태다.

아울러 이번 기업분할은 사업회사에 독립성을 부여함으로써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효성에 따르면 지주회사인 ㈜효성은 출자회사로서 사업포트폴리오 구축, 브랜드가치 제고 등과 같이 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또한 효성티앤씨㈜는 섬유·무역부문을, 효성중공업㈜는 중공업·건설부문을, 효성첨단소재㈜는 산업자재부문을, 효성화학㈜는 화학부문을 각각 담당함으로써 전문성을 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효성그룹은 각 사업회사에 독립적인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조 회장은 지난 1일 기업분할 후 마련된 첫 번째 이사회에서 “효성은 지주회사 ㈜효성과 신설된 사업회사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투명한 경영활동에 집중할 것이다. 동시에 세계 시장에서 항상 승리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대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해 나가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한화그룹도 한화S&C와 한화시스템을 합병시킴으로써 일감몰아주기 해소에 나섰다.

앞서 한화S&C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한화큐셀 김동관 전무(50%), 차남 한화생명 김동원 상무(25%), 삼남 김동선 씨(25%)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2016년도 기준 매출의 70% 이상이 내부거래에서 발생했다는 게 알려지면서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됐다.

현 공정거래법상 자산 5조 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에서 오너일가 지분이 20%를 초과하는 비상장사, 혹은 30%를 초과하는 상장사는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 원을 넘거나, 연매출의 12% 이상일 경우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따라서 한화그룹은 지난해 10월부터 한화S&C의 지분구조에 칼을 대기 시작했다. 한화S&C를 기존 존속법인(에이치솔루션)과 사업부문(한화S&C)으로 물적분할하고 스틱인베스트 등 재무적 투자자에게 한화S&C의 지분 44.6%를 2500억 원에 매각하는 방식을 통해서 말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법이 공정위를 만족시키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측이 한화S&C에 대한 오너일가의 지배방식이 직접지배에서 간접지배로 바뀌었을 뿐이지, ‘오너일가-에이치솔루션-한화S&C’로 이어지는 연결흐름이 여전하단 이유로 한화S&C의 일감몰아주기 문제에 대해 유보 입장을 내비쳤단 이유에서다.

이에 한화그룹은 오랜 강구 끝에 지난달 31일 일감몰아주기 해소, 이사회 중심 경영, 계열사 독립·책임 경영을 골자로 한 쇄신안을 발표한 상태다. 해당 쇄신안은 한화S&C와 한화시스템의 합병법인인 ‘한화시스템’을 출범시킴으로써 오너일가의 지분율을 낮춘 게 특징이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합병법인 한화시스템의 주주별 예상 지분율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52.9%, 에이치솔루션 26.1%, 스틱컨소시엄(재무적투자자) 21%다. 향후 에이치솔루션이 합병법인의 보유지분 11.6%를 스틱컨소시엄에 추가로 매각할 예정이기에, 지분율은 14.5%로 낮아지게 된다. 일감몰아주기 규제 비율인 20%보다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낮아지는 셈이다.

이외에도 한화그룹은 이사회 중심으로 경영 활동을 수행하고, 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한단 차원에서 그룹 출신의 사외이사 임명을 지양한다고 밝혔다. 또 개방형 사외이사 추천제도를 도입해 사외이사 후보 풀을 넓혀 추천 경로도 다양화한다.

더불어 내부거래위원회, 상생경영위원회 명단을 사외이사들로만 구성해 보다 엄격하고 객관적으로 심의할뿐더러 실질적인 주주권익 보호를 위해 주주권인 보호 담당 사외이사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와 달리 GS그룹만큼은 김상조 위원장의 주문에 대해 잠잠하다.

GS그룹은 지주회사인 GS의 지분을 보유한 오너일가가 48명에 달할 정도로 친인척들의 경영활동이 활발한 곳이다. 동시에 수많은 오너일가가 경영활동에 참여하다 보니 총수를 비롯해 방계 친인척의 내부거래 이슈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일례로 허창수 GS회장의 개인회사 격인 GS건설은 2016년과 2017년 각각 6105억 원, 6531억 원의 매출을 내부거래로 쌓았다. 다만 오너일가가 보유한 지분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수준(27.49%)이기에 규제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

나아가 삼양인터네셔날, 삼양통상, 보현개발, 승산, 엔씨타스, 삼정건업, GS네오텍, GS아이티엠, 프로케어, 위너셋, 센트럴모터스, 컴텍인터내셔날 등 내부거래 이슈로 언급됐던 오너일가 소유의 개인회사들 역시 존재한다.

업계에서는 이들 대부분이 방계 친인척이 보유한 개인회사인 탓에 그룹차원에서도 쉽사리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김상조 위원장은 지난달 10일 열린 10대 그룹 전문경영인과의 간담회에서 “일감 몰아주기는 중소기업의 희생 위에 지배주주 일가에게 부당한 이익을 몰아주는 것”이라며 “나아가 편법승계와 경제력 집중을 야기하는 잘못된 행위”라고 일갈했다.

이어 “우리는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엄정 제제 등과 함께 제도적 개선책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기업에서도 일시적으로 조사 및 제재를 회피하거나, 잘못된 관행으로 지속하기보다는 선제적으로 개선해나가 주실 것을 부탁 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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