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대권 싱크탱크 발족…‘박근혜-정동영’ 복지에 직격탄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이 대권 시동을 걸었다. 관리형 대표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달고 있던 그가 10일 자신의 대권 싱크탱크인 <통합과 연대, 실천으로 여는 국민시대 준비위원회(국민시대)>를 발족시켰다. 야권 잠룡 중 가장 먼저 대권 싱크탱크를 연 것이다. 그는 이날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국민시대> 출범식에서 “지금까지는 준비된 모범생의 길을 걸었지만, 지금부터는 가보지 않은 미지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그 미지의 길이란 결국 관리형 정치인에서 투사 정치인으로의 변신이다.
그는 이날 여권 잠룡 중 가장 먼저 대권 싱크탱크를 열었던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맹비난하며 복지를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정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박근혜 전 대표는 박정희 대통령의 유훈이 복지국가이기 때문에 복지를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박정희 복지는 저임금과 노동탄압의 복지였다”면서 “박근혜 전 대표는 아직까지 제3공화국에 갇혀있다. 힘으로 재산을 강탈한 재산(정수장학회)을 내놓는 것이 복지 제안의 진정성 회복의 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른바 ‘진짜 복지’’ VS ‘가짜 복지’ 대결의 선전포고인 셈이다.
이 같은 강한 야성으로의 변신은 박 전 대표와의 대립각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공간을 확보하려는 의도다. 동시에 민주당 내부의 복지 논쟁에서도 이슈를 주도하려는 포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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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그는 이날 정동영 최고위원의 부유세 제기에 대해 “결혼할 여자도 없는데 아이 이름부터 짓는 격”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진보의 선명성 강화에 나선 정동영 최고위원을 따라잡고 ‘손학규 VS 정세균’ 구도로 몰고 가려는 것이다.
그러나 정 최고위원의 길은 험난하다. 일단 인지도는 있지만 지지율은 극이 낮다. 그것이 정 최고위원의 현실이다.
정 최고위원은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의 차기 대선주자 정례 여론조사 에서 1월 첫째 주부터 2월 첫째 주까지 보수-진보 통합 유력주자군 순위 안(12위)에 들지 못했다. 진보계 유력주자군 조사에서도 2% 내외의 지지율에 그쳤다. 적어도 유권자 사이에서 ‘정세균=대권잠룡’의 인식은 없는 셈이다.
‘복장’이라고 불렸던 정 최고위원은 2009년 5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같은 해 7월 미디어법 국회 통과 직후 장외투쟁에 돌입했지만 용두사미에 그쳤다. 야권 성향의 유권자들이 정 최고위원을 저평가하는 이유다.
모범생 정 최고위원은 과연 그의 말대로 강한 야성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까.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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