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重, 경영 정상화 ‘신속’…노조원 척결도 ‘신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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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重, 경영 정상화 ‘신속’…노조원 척결도 ‘신속’
  • 박세욱 기자
  • 승인 2011.02.1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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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폐쇄에 고공농성 조합원 구속까지...노동자 압박
경영정상화를 목적으로 생산직 직원 400명 정리해고 방침을 내세운 한진중공업이 연일 초강수로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15일 오전 인사발령을 통해 생산직 직원 172명에 대해 해고조치를 내렸다.

앞서 정리해고 방침 철회를 외치며 집회중인 노조에 직장폐쇄 신고서를 제출하며 공장진입을 원천봉쇄하는가 하면 이에 반발해 45m 높이 크레인에 올라가 고공시위를 벌이는 노조원에게는 형사고발 조치를 내렸다.

더욱이 한진중공업은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생존권을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는 노조에 무력진압을 예고하고 있어 노동자를 코너(corner)로 몰고 있다.
 
▲ 한진중공업 노사는 정리해고 문제로 극심한 마찰을 빚고 있다.     © 뉴시스

한진중공업은 이날 생산직 직원 400명의 정리해고를 목표로 모두 5차례에 걸쳐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고 어제(14일) 자정까지 최종 228명의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한진중공업 측은 “이제는 회사를 되살리기 위해 남아 있는 임직원 1400여명은 물론 노조도 힘을 모아야 한다”고 정리해고 단행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사측 관계자는 “정리해고가 마무리된 만큼 노조도 총파업을 철회하고 업무에 복귀해 회사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며 “노조가 이를 거부한 채 파업을 이어갈 경우 직장폐쇄에 따른 후속조치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노조를 압박했다.

무엇보다 이미 예고된 해고절차 수순을 밟는 것이라는 게 한진중공업 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총파업에 들어간 노조에 일일이 응수를 놓고 있는 사측의 대응이 오히려 노조를 자극시키고 있다.

이미 한진중공업은 지난 14일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지방노동위원회, 부산 영도구청, 부산 사하구청, 울산 남구청에 신고서를 제출하고 부산 영도조선소, 울산공장, 다대포공장을 직장폐쇄 했다.

당시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협력업체나 조업을 하려는 조합원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보장하고 회사시설 보호 등을 위해 불가피하게 쟁의행위에 참가한 노조원들의 노무제공을 거부하기 위해 직장폐쇄 조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노조는 직장폐쇄 조치에 반발해 영도조선소 내 45m 높이의 CT-17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고공시위를 벌였다. 문철상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장과 채길용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 지회장은 생산직 직원의 해고를 저지하고 사측의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무기한 시위에 돌입한 것이다.

한진중공업은 노조보다 한 발 앞서 나갔다. 한진중공업은 어제(14일) 새벽부터 고공농성 중인 노조원들에게 형사 고소할 방침을 세웠다.

이들의 죄목은 형법상 건조물 침입 및 퇴거불응죄를 적용했다. 15일 오후 부산 영도경찰서에 고소장을 낼 예정이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회사가 14일 오전 11시부로 조선부문 전 사업장을 직장폐쇄 했는데도 이들은 퇴거요청을 어기고 크레인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어 고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이날 해고한 생산직 직원 172명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형사 고소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형사고소 대상이 너무 많고 이들이 사업장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할 자료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고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12월15일 노조에 전체 생산직 직원의 1/3에 해당하는 400명을 정리해고 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한진중공업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대는 경영상에 위기가 닥쳐 이를 극복하고 수주경쟁력을 확보함에 있어 영도조선소를 첨단 조선소로 바꿔야 하는데 정리해고가 불가피 하다는 것이다.

당시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2년째 신규수주가 중단되고 일감이 모두 소진되는 긴박한 상황”이라며 “영도조선소를 살려 회사와 근로자 및 협력업체가 모두 생존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전했다.

“타사의 1/20에 불과한 영도조선소의 협소한 부지와 고비용 구조 등 경쟁력 상실요인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더 이상 수주가 불가능하다”면서 “조식 슬림화가 불가피하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에 한진중공업 노조는 경영상 위기를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행위는 납득할 수 없다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사측이 주장하는 경영난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일가는 영업이익으로 주식배당금을 수십억 챙겨 갔는데 경영난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말했다.

또한 노조는 “영도조선소를 정상화하려면 다른 조치와 계획이 필요한데 사측은 오리혀 생산능력을 악화시키는 해고만 주장하고 있다”며 “비정상적 경영을 계속한다면 정상적인 경영진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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