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참여당, 민주 불신 여전…비민주 연대 촉발될 듯
한마디로 최악은 면했다. 결렬될 위기에 처했던 4·27 경남 김해을 보궐선거 야권단일화가 끝내 성사됐다. 6일 곽진업 민주당 후보는 야권단일후보 결정 방식과 관련, 국민참여당의 요구인 100% 여론조사를 수용하기로 했다.
노무현 정신의 계승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펼친 민주-참여당, 양측은 일정정도 정치적 성과를 얻었다. 국민참여당은 야권단일화 과정에서 유시민 대표가 승부사 기질을 십분 발휘하며 원내 1석도 없는 정당임에도 불구하고 만만치 않은 힘을 과시했다. 민주당은 제1야당답게 손쉽게 이길 수 있는 국민참여경선을 포기하며 명분을 챙겼다.
그러나 야권단일화 과정에서 쌓인 민주-참여 간 앙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 내부에서 제기된 유시민 비토론은 참여당에게 적잖은 부담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단일화가 성사된 6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아마 국민들은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 한 분이 벌써부터 독선에 빠지면 안 된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유 대표에게 독설을 퍼부었다.
같은 당 정세균 최고위원도 이날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에 출연해 “연대에서 가장 중요한 게 신뢰인데 그렇게 신뢰를 해치는 말은 누가 하든지 간에 자신에게 부메랑이 될 수 있다”며 유 대표에게 견제구를 날렸다. 지난 4∼5일 민주당 내부에서는 “유시민 대표를 그냥 놔둬서는 안 된다”라는 격앙된 분위기가 감지됐다.
여기서 눈여겨 볼 대목은 유시민 대표가 지난 4일 ‘민노+진보신당’ 간 대통합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직후 야권단일화 상황이 반전됐다는 것이다. ‘유시민+노회찬+이정희’로 이어지는 비민주 연대의 파괴력이 만만치 않음이 확인된 셈이다.
때문에 유 대표와 참여당은 이날 민주당의 야권단일화 방식 수용에도 불구하고 비민주 연대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유 대표는 지난 5일 한 라디오 프로에 출연해 “아무리 자기가 재산이 많더라도 없는 사람의 인격과 존엄성을 최소한 존중해야 한다, 지금은 (손학규 대표가 출마했으니) 다른 후보들은 다 들어가라고 하는 것은 연대가 아니다”라며 민주당을 맹비난했다.
국민참여당 한 관계자도 김해 단일화 성사 전 기자에게 “민주당은 자기들한테 유리한 방향을 밀고 나가다가 절반만 포기하고서 양보했다고 주장한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결국 유 대표와 참여당은 민주당에 대한 불신을 그대로 남긴 채 반MB전선을 위해 불가피하게 논란을 봉합시킨 셈이다. 민주당 비토론의 재점화 가능성이 팽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유 대표도 그간 비민주 연대와 관련해 “(민노 진보신당 참여당의) 3자 연합뿐 아니라 야권연대 협상을 위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노회찬 이정희 유시민’ 등으로 이어지는 비민주 연대가 2012년 총·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대마불사식 야권연대 판에 변화를 초래하게 될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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