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벨트, 한나라-민주 연대?…박근혜 견제구 날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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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벨트, 한나라-민주 연대?…박근혜 견제구 날릴까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4.08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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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벨트 분산안 서명 작업 착수…박근혜 반대 시 여권 분열 가속화

동남권 신공항에 이어 과학비즈니스벨트를 놓고 정치권이 미증유의 위기를 겪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이 한나라당 내 PK-TK의 갈등을 불러일으켰다면 과학비즈니스벨트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공조 속에 충청권이 강력 반발하는 형국이다. 이쯤 되면 내년 총대선 표를 겨냥한 지역주의를 위한, 지역주의에 의한, 지역주의 행보에 불과한 셈이다.

과학비즈니스벨트가 정치권의 핵분열로 작용한 단초는 여권이 제공했다. 7일 여권 내부에서는 과학벨트와 관련해 당초 안인 충청권뿐 아니라 영남-호남 분산 유치설이 흘러나왔다. 여기에 민주당 지역주의 기득권 지키기에 들어간 호남 의원들까지 가세했다. 한나라당 영남 의원과 민주당 호남 의원들은 과학비즈니스벨트의 규모를 키워 영남-호남-충청 분산을 골자로 하는 수정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지난 1일 신년방송 좌담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과학벨트의 충청권 유치는 대선 공약집에 있는 것이 아니다. 충청권에서 표를 얻으려고 그런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MB정부와 제1야당이 지역 균형발전에 대한 철학 없이 표를 위한 정치공학적 행보를 일삼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왼쪽)와 이상득 의원.

현재 한나라당 영남지역 의원 33명 중 31명, 민주당 호남 의원 20명 중 18명이 과학비즈니스벨트 수정안에 서명했다고 <조선일보>가 8일 전했다.

과학벨트의 치킨게임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한나라당 영남지역 의원 중 8일 오전 현재까지 성명을 하지 않은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와 이상득 의원이다. 사실상 TK를 대표하는, 또 박근혜-이상득 연대설이 끊이지 않은 두 의원이 서명하지 않은 셈이다.

때문에 박 전 대표가 동남권 신공항과 마찬가지로 이 대통령에게 견제구를 날리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대구-대전-광주를 잇는 삼각 테크노벨트를 주장했던 박 전 대표는 8일 국회 본회의에 앞서 “과학벨트와 삼각 테크노벨트는 다른 개념”이라는 말을 남긴 채 또다시 침묵 행보에 들어갔다.

박 전 대표는 과학비즈니스벨트에 대해 정확한 속내를 밝히지 않았지만 적어도 과학벨트 분산 유치에 찬성하는 것은 아닌 셈이다. 한나라당 충청권 의원들이 이 대통령의 인품까지 거론한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또다시 견제구를 날릴 경우 사실상 한나라당의 당심이반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한나라당 분열의 키는 박 전 대표가 쥐고 있는 셈이다. ‘한마디 말’을 통해 특유의 정치적 딜을 하는 박 전 대표가 이번에는 어떤 견제구를 날릴까. 그의 입을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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