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손학규 민주당 "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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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손학규 민주당 "엉망"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1.05.0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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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승리에 도취된 약속 뒤집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 손학규 민주당 대표 ⓒ뉴시스
4일 한-EU FTA 비준동의안이 진통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야 간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한달여 간의 협상으로 마련된 여·야·정 합의를 민주당이 번복하면서 기대했던 합의 처리는 무산됐다.

당초보다 7시간 뒤인 밤 10시가 돼서야 시작된 본회의 표결 결과, 재석 의원 169명 가운데 163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반대 1명, 기권 5명이었다. 한나라당과 미래희망연대만이 찬성표를 던진 셈이다.

이날 여·야 간 합의처리가 무산된 것과 관련,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는데도 민주당이 당내 사정을 들어 여야 합의를 파기했다"며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특히, 김무성 원내대표는 "구두합의한 게 많이 깨졌다. 지금 이토록 민주당 사정이 엉망인 줄은 몰랐다"며 "합의가 깨지면서 원망도 많이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이처럼 합의를 깬 배경에는 4·27 재·보선 이후 정치적 위상이 급등한 손학규 대표를 겨냥한 당 내 다른 정파들의 견제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정동영 천정배 조배숙 의원 등 손학규계와 경쟁관계에 있는 비주류측에서 반대 의견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달리, 정장선 김동철 신학용 의원 등 손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 대부분은 이날 본회의 처리에 찬성했다.

문제는 민주당이 여·야·정 합의를 번복하면서 정부로부터 어렵게 얻어낸 농어민 피해대책 관련 법이 이날 본회의에 회부조차 되지 못한 점이다.

또, 민주당은 합의를 깬 당사자로서 낯두껍게 여당의 단독처리를 마냥 비판할 수도 없게 됐다.

손 대표는 이날 본회의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비준하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고 여·야·정 합의안을 무조건 부인하거나 파기하겠다는 것도 아니다"며 "한나라당이 강행처리한다면 집권여당의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비준안의 잠정발표일은 7월1일로, 충분한 시간이 있으니 한두달이라도 대안과 대책을 마련하자는 것"이라며 "단순히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이 여·야 합의를 깬 것과 농어민 피해대책 관련 법을 놓친 책임을 무마하기에는 역부족처럼 보인다.

결국, 4·27 재·보선 이후 탄탄대로를 걸을 것만 같았던 손 대표의 앞 길이 평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한편,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오늘 국회에서 국민과 역사 앞에 그 소명을 다하고, 여·야·정 간의 합의와 민주주의 정신을 살리기 위해 한·EU FTA 비준안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배 대변인은 이어 "선거 승리에 도취된 민주당 강경파의 약속 뒤집기로 합의처리에 대한 기대가 물거품이 돼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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