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칼럼> '서푼짜리 항명' 소장파 이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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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칼럼> '서푼짜리 항명' 소장파 이번에도?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1.05.0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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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운용 틀 짜야하는 입장이지만, 진용정비 마땅치 않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동성 자유기고가)

재보선으로 내홍에 빠진 한나라당의 난맥상이 접입가경이다. 여기에는 청와대도 예외가 아니다. 대통령을 보좌하며 정국 운용의 틀을 짜야하는 입장이지만, 진용정비가 마땅치 않아 보인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사정은 더하면 더하지 덜 하다고는 할 수 없는 혼란의 연속이다. 가뜩이나 친이와 친박으로 나뉜 계파 갈등으로 집권 내내 골머리를 앓아온 만큼, 더 이상의 내부 갈등은 자칫 재집권의 꿈을 날려버릴 수 있는 위험 요소로 꼽힌다. 

집권 중반부터 드러난 친이계 내부의 주류와 비주류간 권력 투쟁도 문제다. 같은 뿌리를 갖고 의기 투합에 이르렀다는 배경으로 분열의 강도는 세력의 존폐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러한 여권의 내부 상황에 최근엔 한가지 고민이 더 생겼다. 다름 아닌, 당내 젊은 피 이른바 '소장파'들의 항명(?)이 그것이다. 

주로 초선과 재선 그룹을 중심으로 형성된 이들 소장파들은 당이 어려움에 직면할 때마다 목소리를 높여온 개혁그룹이다. 특히 대부분의 구성원이 이제 갓 정계에 발을 들여놨거나, 혹은 들여 놓은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공통분모가 자리하면서 중진이나 거물급들의 각개격파보다는 집단성에 의지해 변화를 요구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지난 선거에서 수모에 가까운 대패를 한 당에서 소장파들의 '득세'는 사실상 예견된 수순일 수밖에 없다. 

이들은 최근에도 친이계 주류로 이뤄진 지도부 퇴진을 요구하며, 당 쇄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위기에 봉착한 여권의 내부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제는 이러한 소장파들의 요구와 목소리로 당내 개혁을 이끌어 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보수적이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정치권에서도 소장파의 힘은 언제나 큰 위력을 보여왔다. 

그러나, 그 강도에 비해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수그러드는 전례로 인해, 개혁은 고사하고 각자의 입지만을 노린 '서푼어치 항명'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있어 왔다. 한나라당의 경우, 소장파로 불리는 정치 세력의 존재는 정치권에서도 이미 이름이 높다. 지금은 중진 반열에 올라있는 원희룡 사무총장과 남경필 의원, 그리고 최근까지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보필한 임태희 실장도 모두 소장파 출신이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의문도 바로 이것이다. '당의 위기가 곧 나의 위기'라는 충정은 이해한다해도 당장의 정치력 확대를 노리는 것은 오히려 불신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옛 속담에 '승려가 염불은 고사하고 잿밥에만 관심을 둔다'는 말이 있다. 입으로는 개혁과 변화를 요구하면서도 손과 발로는 정치 생명 연장만에 만 힘을 쓴다면, 도리어 감당하기 어려운 부작용만 가져오는 올 수 있다는 경고가 새삼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월요시사 편집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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