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한 원희룡 캠프 24시…'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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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한 원희룡 캠프 24시…'올인'
  • 정세운 기자
  • 승인 2011.07.01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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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내가 가는 길은 '오세훈'아닌 '박찬종'"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세운 기자]

당 대표를 선출하는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전대에 출마하는 원희룡 의원은 배수의 진을 쳤다.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까지 당권에 대한 애착을 나타냈다.

원 의원의 지역구는 소위 ‘강남벨트’로 통하는 양천구갑이기 때문에 ‘불출마’가 더욱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다.

‘총선 불출마’와 함께 당권 도전에 나섰기 때문이었을까. 경선주자들 중 원 의원이 주목받기 시작했고, ‘홍준표 대세론’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 원희룡 후보의 19대 총선 불출마는 '오세훈'이 아닌 '박찬종' 행보로 자기 희생에 가깝다. ⓒ뉴시스

원희룡 뜨자, 당권주자들 총공세

선거초반 ‘원희룡 돌풍’이 이어지자, 전대에 출마한 당권주자들의 칼날이 ‘원희룡’을 향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원희룡의 불출마’가 폄훼되기 시작했다.

“차기 서울시장을 염두에 둔 불출마다.”, “16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서울시장으로 재기한 오세훈 시장을 쫒으려는 행보다”라며 당권주자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원 의원은 “차라리 차차기 대권을 노리고 불출마를 선언했다고 하는 편이 낫다”며 자신의 진정성을 호소했다.

솔직히 필자의 생각도 그의 불출마는 ‘오세훈’이 아니라 ‘박찬종’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을 했다.

박찬종은 15대 대선을 한 해 앞둔 1996년 당시 차기 대권후보 여론조사에서 1위에 오르는 등 대국민 이미지가 좋았다.

당적이 없던 박찬종은 15대 총선을 앞두고 김영삼(YS) 대통령의 설득으로 집권여당인 신한국당에 입당했다.

YS는 15대 총선을 앞두고 이회창과 박찬종을 영입해 승부수를 띄웠다. 이회창은 당시 전국구 1번과 자신의 최측근이었던 황우여 변호사의 전국구 당선권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반면 박찬종은 전국구 2번을 제안 받았으나, 이를 고사하고 23번을 받겠다고 했다. 당시 전국구 의석수는 46석이다. 당선권은 아무리 잡아도 18번까지로 예측하고 있었다.

결국 박찬종은 원내에 진입하지 못했고, 국민들과 점점 얼굴이 멀어져간 그는 1997년 대선 경선을 완주도 하지 못한 채 내려왔다. 그리고는 그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제2의 박찬종 되더라도 내년 총선승리위해 의원직 반납

원 의원은 여의도 산정빌딩에 캠프를 차렸다. 필자는 최근 캠프를 찾았다. 도대체 승산은 있는지 궁금했다. 3층에 오르다 원 의원과 맞닥뜨렸다.

필자는 그에게“무슨 생각으로 불출마를 했는지 모르지만 도박에 가깝다. ‘오세훈’이 되면 좋겠지만 ‘박찬종’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물었다.

그랬더니, 원 의원은 “내가 ‘오세훈’을 벤치마킹했다고 하는 것은 상대방(전대출마자)에서 하는 말이고, 솔직히 ‘박찬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웃으면서 “내가 그렇게 머리가 나쁘지 않다”고 말을 이었다.

“아, 맞아. 원 의원은 서울대 수석합격과 사법고시 수석합격자였지”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그럼 무엇 때문에 정치생명을 걸고 당권에 뛰어든 거냐”고 재차 물었다.

원 의원은 이렇게 답했다.

“나는 의원직을 당을 위해 반납키로 했다. 나의 출마를 곱지 않게 보는 당원들도 있고 10년이 넘게 정치를 하면서 내가 한나라당의 부적응자라는 비판도 받아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내가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민심이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런 선택을 한 거다. 그게 전부다.”

이기재, 원희룡 불출마에 사표던지고 캠프 합류

그렇게 원 의원과 만난 후 캠프 안으로 들어가 보니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이기재 전 보좌관이다. 그는 올 초 청와대 정무수석실로 자리를 옮겼다.

웬일인가 싶었다.

필자가 ‘여기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이 전 보좌관은 “원 의원이 불출마까지 선언하며 나왔는데 나도 희생해야하지 않느냐. 원 의원을 돕기 위해 사표 쓰고 나왔다”고 답했다.

순간 필자의 머릿속에는 원희룡의 당권도전이 너무 처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정말 모든 걸 걸었구나….”

 

담당업무 : 정치, 사회 전 분야를 다룹니다.
좌우명 : YS정신을 계승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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