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의 두 번째 흑백영화 '북촌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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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의 두 번째 흑백영화 '북촌방향'
  • 김숙경 기자
  • 승인 2011.08.22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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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숙경 기자)

▲ 22일 오후 광진구 건대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북촌방향'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김의성 송선미 유준상 김보경 김상중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권희정 기자)

홍상수 감독의 12번째 작품 영화 '북촌방향'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22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북촌방향'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연출을 맡은 홍상수 감독을 비롯해 배우 유준상, 김상중, 송선미, 김보경, 김의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먼저 홍상수 감독은 영화를 흑백으로 선보인것에 대해 "흑백처리는 촬영 끝 무렵 생각했다. 편집이 끝날때 쯤 흑백으로 돌려보니 컬러보다 더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두루뭉술하지만 눈 내리는 서울의 느낌과 작은 것들이 반복되는 디테일한 것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또 단순하게 보이고 싶은 것도 하나의 이유다"고 설명했다.

▲ 22일 오후 광진구 건대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북촌방향'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유준상이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권희정 기자)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하하하'에 이어 '북촌방향'에서 홍상수 감독과 호흡을 맞춘 유준상은 "촬영하면서 홍상수 감독이 마법사처럼 보였고 나는 감독의 마법에 걸린 것 같았다. 내가 촬영 현장에 있는 건지, 결혼을 한 건지, 집에 아이들이 있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황당하고 신비한 경험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시나리오에 눈 내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아침에 보니 햇빛이 쨍쨍해서 눈이 오리라고는 도저히 예상할 수 없었다"며 "그런데 마지막 장면 촬영이 끝날 무렵 갑자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며 마술같은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홍상수 감독과 '북촌방향'을 통해 첫 호흡을 맞추게 된 김상중은 "홍상수 감독을 꼬집기 위해 마음 먹고 출연했다. 보통 준비된 환경 속에서 작업을 하는데 홍 감독은 준비된게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홍 감독을 비난하려면 잘 알아야겠다고 생각해서 작업을 시작했다"고 출연계기를 밝혔다.

김상중은 "막상 작업을 해보니 홍 감독이 게을러서 현장에서 시나리오를 쓰는 건 아니었다. 머리에 작품에 대한 모든 것을 갖고 있으면서 배우에게 미리 알려주지 않은 것이었다. 대신 현장에서 순간의 그림을 머릿 속에서 그려나가며 뭔가를 끄집어 내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가지로 새롭고 신선한 작업이었다. 항상 계산해서 나갔는데 이번에는 백지 상태에서 작업을 하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작업이어서 의미있었다"고 덧붙였다.

▲ 22일 오후 광진구 건대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북촌방향'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송선미가 여전히 아름다운 외모를 과시하며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권희정 기자)

이날 송선미와 김보경은 홍상수 감독 영화에 등장하는 남자 캐릭터에 대한 솔직한 느낌을 털어놨다.

송선미는 "처음 홍상수 감독 영화를 볼 때는 여자들이 존중되지 않는다는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오히려 남자가 찌질하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중 남자주인공 준상은 여자한테 '넌 정말 예뻐' 이런말을 한다. 여자들은 이런 말을 들으면 '진심으로 날 사랑해서 한다'라고 믿는다. 나도 믿고 내 친구들도 그렇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는 '내가 정말 멍청했구나'란 생각을 한번쯤 하게된 것 같다"고 말해 주위를 폭소케 했다.

이에 대해 김보경은 "영화를 촬영하면서 여자들의 순진함이 한탄스러웠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게 '예쁘다'고 하면 믿겠지만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그렇게 말하면 '웃기고 있네'라고 해준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10여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김의성은 "10여년 만에 다시 연기할 수 있어서 감사했고 그 영화가 존경하는 홍상수 감독 영화라 더욱 운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1996년 처음 만난 홍상수 감독은 유학파 청년이었는데 지금은 몽고 장수 같은 얼굴이 됐다"며 "영화를 대하는 태도는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지만 조금 착하고 순해졌다. 데뷔작에서 세상을 보던 날카롭고 어두운 부분이 뭉툭하고 힘센 시선으로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홍상수 감독의 12번째 장편영화 '북촌방향'은 전직 감독이었던 성준(유준상 분)이 서울 북촌에 사는 선배(김상중 분)를 만나기 위해 서울에 머무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오는 9월 8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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