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2002년 대선을 1년여 앞둔 18일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마침내 도내 전역을 택시로 돌았다.
김 지사는 이날 이천시 장호원읍에 있는 오성운수에서 택시를 배차 받아 28번째 택시 민생탐방에 나섰다.
이천시는 김 지사가 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유일하게 택시체험을 하지 않은 지역이다. 김 지사는 2009년 설 연휴 마지막 날이었던 1월 27일 수원에서 처음 택시 운전대를 잡아 2년 8개월만에 도내 전체를 완주했다.
김 지사가 택시로 달린 거리는 3080km이며 운전대를 잡은 시간은 236시간이다. 김 지사는 택시 요금으로 177만 120원을 벌었고 사납비와 가스비 166만 7천원을 지불한 후 10만 3120원을 남겨 택시회사에 모두 기부했다.
김 지사가 여권(與圈) 잠룡인 만큼 당장, 김 지사의 택시 장정이 차기 대선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 다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김 지사의 대권 후보 지지율은 아직 눈에 띌 정도가 아니다.
김 지사는 자신의 택시 운전을 '홍보용 쇼'라는 일각의 비난에 "쇼가 분명하지만 그냥 쇼가 아니다. 하루 열두 시간 택시를 모는 힘든 쇼"라며 "대통령도 꼭 몇 번은 해보셔야 할 쇼"라고 맞받아쳤다.
그는 "택시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쇼가 아니며, 분명히 필요한 쇼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어떤 생생한 보고서도 현장에서 당사자들을 만나 듣는 이야기보다 못하다"고도 말했다.
이 같은 택시운전 예찬론에도 국민들은 아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김 지사는 이날 "예전에 자의가 아니고 불러주시면 (대권에) 도전하겠다고 이야기 했는데 아직 유효한 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은 부르시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아직까지 그런 소리를 못 듣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시간이 될 때마다 (택시운전을) 하려고 한다. 경기도는 31개 시군이라 한 바퀴 돌았지만 한 번씩 밖에 못 갔다. 갈 때마다 매번 초보다. 생소한 점이 많은데 앞으로 더 열심히 다니겠다"고 말했다.
길을 잘 몰라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택시를 모는 김 지사가 어느 순간 민심의 반응을 얻어 한나라당 내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를 넘어 청와대까지 갈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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