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통장 역사 속으로…내년 유료화 앞두고 미발행 가속화
종이통장 역사 속으로…내년 유료화 앞두고 미발행 가속화
  • 박진영 기자
  • 승인 2019.10.22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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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종이통장 사용 단계적 축소 시행…내년 9월 유료화
은행권, 종이통장 미발행 본격 시작…디지털화를 위한 수순
고령층 모바일 뱅킹 이용률 10% 미만, 금융소외 현상 ‘우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진영 기자)

종이통장이 120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오는 2020년 종이통장의 유료화를 앞두고, 은행권에서도 종이통장 사용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있는 분위기다. ⓒ시사오늘 김승종
종이통장이 120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분위기다. 오는 2020년 종이통장의 유료화를 앞두고, 은행권에서도 종이통장 사용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시사오늘 김유종

종이통장이 120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분위기다. 오는 2020년 종이통장의 유료화를 앞두고, 은행권에서도 종이통장 사용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뱅킹으로 향하는 당연한 수순일 수 있지만, 디지털이 익숙치 않은 고령층에게는 불편으로 다가올 수 있다.

금감원, 종이통장 사용 단계적 축소 시행…내년 9월 유료화

종이통장 미발행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2015년 금융감독원이 종이통장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부터다.

금감원은 '통장 기반 금융거래 관행 혁신방안'을 통해 종이통장 발행 규정을 단계적으로 바꿔나가고, 최종적으로 오는 2020년 이후 고객이 원할 경우에만 종이통장을 발급해주고, 발급비용 일부를 고객에 부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우선 1단계로 종이통장 미발행 고객에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이는 지난 2015년 9월부터 2017년 8월까지 시행됐으며, 은행 신규 거래 고객 가운데 종이통장을 발행하지 않겠다고 한 고객에 금리우대, 수수료 경감, 경품제공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현재는 2단계로, 지난 2017년 9월부터 오는 2020년 8월까지 은행에서 신규계좌 개설 시 '종이통장을 발행하지 않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다. 단 고객의 요청이 있는 경우에만 종이통장을 발행해 준다. 특히 고객이 60세 이상의 고령일 때, 거래 기록 관리 등의 이유로 종이통장을 희망할 때 발급해준다.

혁신방안 마지막 3단계로, 오는 2020년 이후부터 종이통장을 발급하려면, 고객이 원가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 통장 발급 수수료는 은행이 자율적으로 부과할 예정이며, 60세 이상의 고령이거나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원가 부담을 면제받을 수 있다.

내년부터 종이통장 유료화가 실시되면, 발급비용은 2000~3000원 수준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종이통장 개당 제작원가는 231~300원이고, 여기에 인지세, 인건비 등을 더한 발행원가는 5000~1만8000원 정도다.

KEB하나은행, 종이통장 미발행 본격화 

금감원의 이같은 혁신 방안과 맞물려, 종이통장 발급 건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올해 상반기 예·적금 등 수신 상품의 종이통장 발급 건수는 총 1097만 3735건으로, 지난해 상반기(1219만 694건) 대비 약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간 누적 기준으로는 2016년 3257만 건, 2017년 3005만 건, 2018년 2865만 건으로 매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이와 관련, KEB하나은행은 지난 21일 손님 편의성 증대를 위해 종이통장 미발행 본격화에 나섰다. 우선 임직원부터 종이통장 미발행을 의무화한다. 또 손님이 신규 계좌개설, 통장 재발급, 이월 요청을 할 경우, 종이통장 미발행의 추진 배경을 설명한 후 무통장 거래를 권유하기로 했다.

단, 법인고객 등 손님이 꼭 필요하다고 요청하는 경우, 양도성 예금증서, 표지어음 등의 증서식 예금, MMT, Living Trust 등 신탁상품 일부에 대해서는 종이통장을 발행해준다.

하나은행 측은 종이통장 발급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손님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고, 전자통장을 생활화함에 따라 통장실물 분실로 인한 도용 등의 피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나은행 관계자는 "종이통장 미발행의 의무화가 아니라, 영업점에서 손님들께 발행하지 않는 방향으로 권유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잡은 것"이라고 밝혔다.

고령층 모바일 뱅킹 이용률 10% 미만, 금융 소외 현상 깊어질 수도

한편, 일각에서는 디지털화로 인한 고령층의 금융 소외 현상이 깊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고령층의 모바일 뱅킹 이용률은 10% 미만 수준인데 비해, 젊은층은 80%대의 이용률을 보이고 있어, 젊은층-고령층 간 디지털 금융 격차가 심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70대 이상 연령대의 은행 모바일뱅킹 서비스 이용률은 6.3%, 60대 이용률도 18.7%에 그쳐, 전체 평균인 56.6%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20대는 76.3%, 30대는 87.2%의 모바일 뱅킹 이용률로, 디지털 금융 이용이 젊은 층에 집중되어 있는 모습이다.

금융의 디지털화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금융에서 소외감이나 불편함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고령층 중에는 여전히 종이통장 보관을 중요하게 여겨, 이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관계자는 "종이통장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면서, "금융당국 방향에 따라 종이통장 발행을 하지 않는 고객에 인세티브를 주는 등 권유는 하고 있지만, 원하는 고객에 한해서는 종이통장을 발행해 주고 있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은행 출입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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