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토토, 또 특혜 시비-①] 입찰 연기에 조건도 오락가락…"특정업체 밀어주기" 의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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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토토, 또 특혜 시비-①] 입찰 연기에 조건도 오락가락…"특정업체 밀어주기" 의혹도
  • 김기범 기자
  • 승인 2019.12.23 16: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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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매출 5조 ‘황금알 사업' 케이토토 등 3개 업체 참여
10월 평가 기준에 반발 거세지자 슬그머니 다시 입찰
재입찰 평가중 '사회적 신용평가' 항목 싸고서 또 잡음
"진행중 소송은 빼고 종결사건만 기재" 또 불공정 의혹
"룰 변경하며 특정 업체 밀어주기 아니냐" 논란 거세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기범 기자]

5년마다 사업자를 새로 선정하는 황금알 ‘스포츠토토’ 위탁사업자 선정이 내년 1월 중 결정된다.
연 매출 5조 원의 매머드급 입찰를 앞두고 자격 기준이 오락가락하며 공정성 시비에 “특정 업체 밀어주기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5년마다 위탁사업자를 선정하며 불거졌던 특혜 시비가 또다시 일고있다.
이에 <시사오늘>은 3개 업체(케이토토, 제주반도체, 에이스침대)가 참여한 스포츠토토 위탁사업자 선정 과정을 시리즈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스포츠토토 심볼마크 ⓒ 스포츠토토
스포츠토토 심볼마크 ⓒ 스포츠토토

◇ 황금알 낳는 스포츠토토, 입찰과정서 ‘특정 업체 밀어주기’ 의혹

연 매출 5조 원으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일컬어지는 스포츠토토 사업이 도마 위에 올랐다.

5년마다 이뤄지는 민간사업자 입찰 과정에서의 선정 기준 논란때문이다. ‘특정 업체 밀어주기’는 물론, 일각에선 스포츠토토 사업에 일부 정치권력이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마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민체육진흥공단(이하 공단)은 스포츠토토 민간사업자 입찰을 실시했다. 그러나 참가 업체들이 자격 기준과 공정성을 문제삼아 입찰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자 이를 받아들이고 재입찰 공고를 냈다.

당시 가처분 신청을 낸 업체들은 참가 기업이 파트너십을 맺은 은행 지점 수에 따라 차등 점수를 주는 방식에 반발했다.

당초 공단은 입찰 참가 업체 자금관리 계획 평가 항목에 자금대행사 자격 요건을 전국 지점(출장소 포함) 600개 이상 은행으로 제한했다. 여기에 은행 지점 수 대비 가산점 제도도 신설했다.

당첨자가 스포츠토토 당첨금을 지급받는 은행 지점 수도 중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공단 측 가산점 산정은 은행 지점 수를 100개 단위로 묶어 6~10점을 주는 방식이었다. 예를 들어 600개 지점을 보유한 은행은 6점, 900개 지점을 가진 은행은 9점을 받는 식이다. 1000개 이상 지점이 있는 은행은 만점인 10점을 받는다.

참가 업체로선 지점이 많은 은행을 잡을수록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셈이다.

 

◇ 자유한국당 염동열 국회의원, 국감서 이의 제기… 평가 기준 바뀐 채 재입찰

국내 6개 대형 시중은행만이 공단이 제시한 입찰 자격 요건을 충족했다. 그 중 신한·하나·국민을 제외한 IBK기업·우리·NH농협은행이 스포츠토토 사업 참여 의사를 보였다.

공단 정량평가에 의하면 IBK기업은행은 지점 수 660개로 6점, 우리은행은 869개로 8점을 받게 된다. 1100개 이상 지점을 가진 NH농협은행은 가장 많은 10점을 받게 된다. 1~2점 차이가 당락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어느 은행을 잡느냐에 따라 참가업체 희비 또한 엇갈릴 수 있다.

첫 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케이토토, 제주반도체, 에이스침대 등이었다.

이 중 기존 스포츠토토 수탁사업자인 케이토토는 지점 수가 가장 적은 IBK기업은행을 자금대행사로 뒀다. 공단 측 신설 규정에 의한다면 케이토토는 최저점인 6점을 받게 된다.

객관적으로 케이토토 측에 불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염동열 국회의원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 10월 문화체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염 의원은 조재기 공단 이사장에게 현행 기준으론 NH농협은행만 가장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염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조재기 이사장에게 “이사장님, 저번에도 지적했고 제 방에도 오셨었죠. 여론이 나쁘니 재삼 부탁하겠다”며 “지금 기준으론 NH농협은행만 사업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공개적으로 말씀드리기는 뭐합니다마는 이사장께서 개인적으로 운동선수 출신이고 또 공단 이사장을 성실히 해 오셨기 때문에 혹시 이런 것으로 인해서 흠이 될까, 그리고 스포츠토토가 또 한 번 국내 여론에 있어서 도마 위에 올라 엄청난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가 있다 하는 생각을 저는 갖고 있다”고 했다.

결국 공단은 입찰 공고를 파기하고 재입찰 공고를 냈다. 은행 지점 수 대비 차등 점수는 정성평가로 바뀌었다.

 

◇ 업체 ‘사회적 신용 평가’ 항목에 종결된 소송 사실만 기재… “케이토토에 유리

하지만 정작 이 단계에서 더 큰 불공정 의혹이 일었다.

공단은 참가 업체의 ‘사회적 신용 평가’ 항목에 소송 사실을 명시하도록 했다.

‘입찰 제안업체 지분비율 5% 이상인 구성주주의 최근 3년 이내 정부조직법에 의한 국가기관, 지방자치법에 의한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한 공공기관과의 소송 현황’을 통해 업체 신용도를 평가한다는 것이었다. 대개 공공 입찰 참여 기업은 사회적 신용을 증명하기 위해 소송 여부를 공개해야 한다.

그런데 재입찰에선 ‘법원에서 사건번호를 부여한 소송 중 종결된 건(확정된 경우, 취하 등)을 기재하고, 소송이 진행 중인 사건의 경우 작성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공고했다.

신규 참여 업체들이 불만을 제기했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은 제외한 채 이미 종결된 소송만을 다룬다는 것이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이는 현 스포츠토토 사업자인 케이토토에게만 유리해질 수 있는 사안이었다.

케이토토는 스포츠토토 사업 관리자인 공단과 소송을 진행 중이다. 공단은 예산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점을 들어 케이토토 측에 반환청구 소송을 냈고, 1심에서 케이토토가 패했다.

재입찰 공고 관련 조항에 따르면 케이토토는 진행 중인 소송과는 상관없이 사회적 신용 평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

정량평가에서 정성평가로 기준이 바뀌며 재입찰로 가닥을 잡아가는 동안, 특정 업체에게 힘을 실어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스포츠토토 사업 첫 입찰에 참여했던 신규 업체 관계자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첫 입찰에 참여하느라 제안서 인쇄비 등 쓴 돈만 해도 5억 원 안팎이고 다른 참가업체까지 합치면 피해액은 수십억 원에 달할 것”이라며 “신규 업체로선 기존 사업자보다 정보가 부족한 터에 입찰에 불리해질까봐 여기저기 하소연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입찰 과정에서 누가 유리해졌는가를 보면 결국 특혜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첫 입찰 취소 이후 공청회 등을 열고 전문가 및 현장 의견을 물어 누구나 납득할 만한 합리적 기준의 재입찰 공고가 나왔어야 했다”고 말했다.

 

◇ 스포츠토토 연 매출 5조 원… 민간 위탁사업자 3500억 원 매출 가능

한편, 공식 명칭이 체육진흥투표권인 스포츠토토는 스포츠 활성화 및 국민체육진흥기금 조성을 위한 국가 도박사업이다.

농구·축구·야구·배구·골프 등에서 승패 맞히기, 전·후반전 스코어 맞히기 등의 게임 방식으로 결과를 맞히면 배당금을 받는다. 참가자의 탁월한 게임 분석 능력이 요구된다.

공단이 관리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감독한다. 운영을 맡는 민간사업자 선정은 5년마다 이뤄진다.

현행 민간사업자는 2015년 7월 1일부터 운영을 시작한 케이토토다. 환급대행은행은 IBK기업은행이다. 새로운 민간 위탁사업자는 내년부터 2024년까지 스포츠토토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스포츠토토 발행액은 로또를 뛰어넘는다.

2001년 시작 당시 28억 원에 불과했던 스포츠토토 발매금액은 2016년 4조 원을 넘어섰다. 같은 해 일본의 1000억 엔보다 4배 많은 액수다.

2017년 4조1968억 원, 2018년 4조7347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5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7%의 위탁운영비를 받는 민간사업자는 스포츠토토 매출이 5조 원이면 35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스포츠토토 사업권 획득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담당업무 : 에너지,물류,공기업,문화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파천황 (破天荒)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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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 2019-12-26 01: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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