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숙경 기자)

가수 알리가 첫 정규앨범 '소울-리(SOIL-RI)'의 수록곡 '나영이' 가사 논란에 대해 눈물로 사죄했다.

알리는 16일 오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나도 성폭력범죄 피해자"라며 "혼자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비밀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번 파문을 겪으면서 오해를 조금이나마 풀고 싶어 비밀을 공개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지난 2008년 6월 평소 알고 지내던 모 단체 후배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얼굴을 주먹으로 맞아 광대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4주의 중상을 입었고, 실신한 상태에서 택시에 태워져 끌려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덧붙였다.

가해자는 구속돼 재판을 받다가 풀려난 뒤 1심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명령 200시간의 처벌을 받았다. 상해죄는 목격자가 없다는 등 증거부족을 이유로 무죄 판결이 났다. 이후 범인은 형이 확정된 뒤에도 알리에게 사과 인사를 전하지 않았고, 현재 민사소송이 진행중이다.

알리는 "비슷한 시기에 범죄 피해자가 된 나영이의 마음이 저의 마음과 흡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영이를 위로해주고 성폭행 범죄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싶어 사건 당시 만들어놨던 노래를 앨범에 수록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의도와는 다르게 신중하지 못한 행동 때문에 나영이와 그 가족 또 많은 분들을 화나게 한데 대해 용서를 구한다"고 거듭 사죄의 뜻을 전했다.

알리는 마지막으로 "여자로서 감당하기 힘든 수치심을 느끼고 한때 극단적인 생각을 했지만, 그런 나를 견디게 해준 것은 음악이었다. 부디 노래할 수 있게 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한편 알리는 지난 13일 첫 정규앨범 '소울-리(SOUL-RI): 영혼이 있는 마을'를 발표했다. 이 앨범 수록곡 중 알리가 직접 작사·작곡한 '나영이'라는 곡이 실제 조두순 사건을 모티프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비난이 쇄도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알리는 앨범을 전량 회수해 폐기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나영이 사건을 누구보다 가슴아파하고 진심으로 위로하고자 만든 곡이라고 해명하고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알리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비난 여론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