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이 30일 6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냥 하늘나라로 간 게 아니라 군사독재정권의 고문이 얼마나 잔인한가를 세상에 폭로하면서 떠났다.
고인은 군사정권 시절인 1985년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가 '고문기술자'로 유명한 이근안 씨에게 무려 10차례의 전기고문과 물고문을 받았다. 육체적 고통은 물론, 정신까지 파괴하는 고문이었다. 김 고문이 앓은 파킨슨병은 고문 후유증에 따른 것이라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김 고문의 갑작스런 죽음은 다시 한번 군사독재정권에 대한 반감을 일으킬 게 뻔하다. 이는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정치적으로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근혜 위원장의 아버지가 군사독재정권의 문을 연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물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긍정적 시각도 상당하다. 하지만, 이번 김근태 고문의 별세로 부정적 시각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이런 마당에 하필이면 전두환 정권의 국보위에 몸담았던 김종인 전 의원을 박근혜 위원장이 이번 한나라당 비대위원으로 뽑았다. 김 고문이 잔인하게 고문 당한 때가 바로 전두환 정권 시절인 만큼, 당연히 박 위원장에 대한 정적들의 공격이 예상된다.
김 고문의 별세에선 박 위원장의 고립도 그려진다. 김 고문은 민주화 운동의 대부로 여겨진다. 민주통합당 등 야당에는 그와 가까운 사람들이 많다. 여당인 한나라당에도 마찬가지다. 박 위원장과 경쟁 관계에 있는 이재오 의원 등 과거 민주화운동을 했던 여러 인사들이 김 고문과 관계가 있다. 최근 통일신당(가칭) 창당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박세일·장기표 두 사람도 김 고문과 인연이 있다. 반면 박 위원장과 김 고문은 아무런 인연이 없다. 박 위원장이 김 고문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로부터 포위 당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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