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FTA 강경발언 순수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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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FTA 강경발언 순수성은?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2.02.14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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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회 비준안 처리 때와 다른 모습…´무색해진 원칙´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이 번에도 '타이밍'을 잘 맞췄다.

박 위원장은 13일 당 전국위원회에서 "여당일 때는 국익을 위해 한·미FTA를 추진한다고 해놓고 야당이 되자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이제는 선거에서 이기면 FTA를 폐기하겠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는 없다"며 민주통합당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우리의 잘못으로, 나태와 안일로 그런 일이 있다면 역사 앞에 큰 죄를 짓게 될 것"이라며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우리의 모든 것을 걸고 반드시 승리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박 위원장이 이처럼 강하게 나온 것은 오는 4·11 총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미FTA에 대한 강성 발언을 통해 보수 결집을 노렸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한·미 FTA가 4월 총선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는 얘기가 정치권을 뒤덮고 있다. 그의 전략이 제대로 먹혀든 셈이다.

하지만, 박 위원장에 대한 시선이 곱지 만은 않다. 지난해 말 한·미 FTA 국회 비준안 처리를 놓고 정치권이 극한 대치를 벌였을 때는 '조용했던' 사람이 이제와서 목소리를 높인 것에 대한 문제 제기다. 만약, 박 위원장이 그 당시에도 이번처럼 강경하게 말했다면 FTA 통과에 애를 먹던 이명박 정부에 큰 힘이 됐을 것이다.

앞서, 정몽준 새누리당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2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한·미 FTA 국회 비준동의안 처리에 반대하고 있는 야권을 향해 "쇄국정책을 하자는 것인지 묻고 싶다"면서 "구한말 이후 나라를 빼앗겼던 가슴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자는 것인지 걱정"이라고 비판했다.

정 전 대표는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정상적인 국회의 처리 절차를 물리력으로 막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정치인들이 해야할 일은 (한·미 FTA가)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되는 것을 판단하면서, 피해를 입은 부분에 대해 지원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같은 날 전여옥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한미FTA를 어떻게 국회가 처리하는가는 여·야의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라 국익 앞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던졌는가를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한나라당(새누리당) 의원들이 무엇이 진정한 용기인가를 무엇이 진정한 국민을 위한 행동인가를 확고하게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외쳤다.

그러나 박 위원장의 당시 모습은 이 두 의원과 너무나 달라 비교됐다. 이랬던 박 위원장이기에 이번 '한·미 FTA 강성발언'은 깊이가 없어 보인다는 비판이다. 더불어, 박 위원장이 늘상 내세우는 원칙과도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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