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준비부족으로 고객 신용등급 떨어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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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준비부족으로 고객 신용등급 떨어뜨려...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2.03.03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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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신상인 기자]

우리나라는 시중은행들이 고객의 대출금액과 대출금리를 산정할 때 무조건 은행연합회와 신용평가사들이 제공하는 개인신용정보에만 의지하지 않는다. 은행들은 각 기관에서 취합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체적으로 신용 평점을 정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일부 농협 고객은 대출금리가 기존보다 상승하거나 대출금액이 줄어드는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무려 4만명 정도 된다. 농협이 농협경제지주회사와 은행ㆍ보험 등 금융기능을 전담하는 농협금융지주회사로 분리되면서 신용등급 산정에 혼선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2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과거 농협중앙회에서 대출을 받은 고객 중 대출자산이 NH농협생명보험과 NH농협손해보험으로 이동된 고객 4만여 명은 앞으로는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것으로 분류되면서 신용등급이 하락할 위기에 처했다.

과거에는 농협은 은행사업과 보험사업이 함께 있었기 때문에 은행 부문에서 대출을 받든, 보험사업을 취급하는 공제 부문에서 대출을 받든 농협중앙회라는 기관 명의로 개인신용정보가 제공됐다. 이에 따라 농협중앙회를 은행과 동등한 1금융권으로 분리해 고객 신용정보를 일괄 처리했다.

하지만 금융과 은행,  보험이 별도로 출범하면서 문제가 꼬이기 시작했다. 과거 농협중앙회에서 대출을 받았지만 대출자산이 NH농협생명보험 등으로 이동된 고객들은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것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일부 개인신평사들은 개인 신용등급 평점을 계산할 때 보험 등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고객에 대해 점수를 깎는다. 이에 따라 이들 고객은 신용등급 평점이 하락하게 되는 것이다.

농협 관계자는 "지주사로 체제를 전환하는 것 때문에 고객들이 불이익을 받으면 안 된다"며 "금융당국에 앞으로도 1금융권으로 분류돼 있는 농협중앙회 단일 명의로 신용정보를 처리해 달라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신평사들은 지주사로 분리된 만큼 앞으로 보험사로 공식 출범한 NH농협생명보험과 NH농협손해보험 대출은 보험업권 대출로 분류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농협 고객들이 한꺼번에 신용평점이 하락하는 것을 막고 개인신평사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3개월간 유예기간을 주기로 했다.

그러나 3개월 유예조치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은 당장 피해가 염려된다. 시중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신용등급을 하락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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