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구도 ´새누리·민주통합 vs 국민생각·정통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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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총선구도 ´새누리·민주통합 vs 국민생각·정통민주´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2.03.26 1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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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기성 정치세력 기득권 막강…새로운 보수·진보, 싹 틔울 수 있을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4·11 총선을 보름 정도 앞둔 26일 현재, 기존 정치권에서 변화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은 소위 '박근혜 정당'으로 불리고 있다. 공천이 친박계 위주로 됐다는 지적과 맞물려서다. 해묵은 사당화(私黨化) 논란이 새누리당을 비켜가지 못한 셈이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박근혜 만은 그럴 줄 몰랐는데 결과는 똑같았다"는 한탄이 터져나오고 있다.

▲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뉴시스
이처럼 그다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보수·우파 재집권'을 내세우며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심지어 김무성 의원 등 이번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몇몇 인사들은 무소속 출마 대신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보수·우파정권 재집권'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보수·우파 정당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다. 박 위원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새누리당은 급속히 '좌클릭'했다는 게 일반적 평가이기 때문이다.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는 25일 기자회견에서 "당헌에서 보수를 뺀 새누리당은 진정한 보수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러니 '새누리당은 보수·우파 가치를 지키려는 게 아니라 지난 4년여 간 가졌던 기득권을 지키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쓴소리가 먹혀들고 있다.

민주통합당도 새누리당과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매한가지다. 무감동 무원칙 공천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특정계파 위주의 공천이다', '야권연대 자체가 야합이다'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기성 정치권의 공천 논란 이유에 대해 정통민주당은 '특정인과 특정세력에 의해 정당 사유화'를 지적한다.

정통민주당은 25일 논평에서 "대구의 친박 핵심 중진의원이 건설업자로부터 공천을 대가로 5억원의 현금을 받아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며칠전에는 한명숙 대표의 측근 심모씨가 2억원의 불법자금을 수수하여 수사를 받는 등 정치권 주변에서 끊임없이 공천헌금과 관련된 스캔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렇듯 박근혜 위원장과 한명숙 대표를 둘러싼 주변에서 불법자금 문제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정당이 특정인과 특정세력에 의해 '사유화' 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민주통합당은 여전히 종북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동아일보는 24일자 <민주당, 종북세력의 집권전략에 '들러리' 설 건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민주당은 최대 접전지 수도권 지역에서 불과 몇천 표 차로 당락이 갈리는 선거 현실을 외면할 수 없어 통합진보당에 무릎을 꿇었다. 소수인 주사파 세력의 협박에 제1야당이 휘둘리는 형국이다.

통합진보당을 만든 종북좌파 세력은 2단계 정권교체론을 거론한다. 현실적으로 세력이 미미한 1단계에선 민주당과 손잡고 2012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집권 후 야권 공동정부를 운영하면서 좌파적 분위기를 확산해 2017년 대선에서 통합진보당 단독으로 집권하는 것이 2단계 정권교체라는 설명이다.

▲ 장기표 정통민주당 후보와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 ⓒ뉴시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 당분간 기생할 숙주(宿主)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있다. 통합진보당의 전략은 민주당에 기생하다 나중에 숙주를 먹어치우려는 것이다. 한 대표 등 지도부가 이것을 알고 협조하는 것인지, 모르고 끌려가는 것인지 의문이다. 민주당이 통합진보당이 주도하는 야권연대의 들러리를 서면서, 당내 일각에서 중도성향 유권자의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결국, 기존 정치 세력들은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이 이들 세력들 만의 잔치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기존 정치 세력의 대표 격인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에 각각 반기를 든 국민생각과 정통민주당의 인지도와 세(勢)가 현재로서는 너무나 낮기 때문이다.

현 정치권을 점령하고 있는 세력들이 세종시를 통과시켰을 때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는 이에 반대하며 금배지를 던졌다. 이번에 정통민주당 비례대표 1번을 받은 대표적 진보주의자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는 그 간 기존 진보세력의 종북성을 과감히 비판해왔다.

이처럼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를 상징하는 정치 세력이 4·11 총선에서 싹을 틔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일단 이들이 싹을 틔우면 정치권에 변화가 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세력이 싹이 잘리면 한국의 정치의 변화는 묘연한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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