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박지원 불공정 시끌, 손학규 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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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박지원 불공정 시끌, 손학규 두각?
  • 윤진희 기자
  • 승인 2012.04.27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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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과 손잡은 이해찬·문재인…당심 ´흉흉`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희 기자]

민주통합당 박지원 최고위원이 내달 4일에 열리는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다.

박 최고위원은 26일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자리에 서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정권교체를 위해 이 길을 선택했다"며 원내대표 출마의사를 밝혔다. 그는 또 "친노와 비노, 호남과 비호남이 없는 민주통합당만이 존재해야 한다. 대립과 분열의 벽을 허물고 통합 정신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이 이같이 밝힘에 따라, ‘당대표 이해찬’, ‘원내대표 박지원’, ‘대선후보 문재인’이라는 쓰리 톱 '시나리오'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이해찬 전 총리는 25일 박 최고위원을 만나 원내대표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 전 총리는 박 최고위원에게 "정권재창출을 위해서는 당이 화합해야 한다"며 "박 최고위원은 원내를 이끌어 달라"고 전했다.

이 전 총리가 친노직계 핵심인사라면, 박 최고위원은 DJ계 핵심인사다. 이 전 총리와 박 최고위원은 각각 노무현 대선과 DJ대선을 이끈 킹메이커로 활약한 바 있다. 또한 최근에는 이들 모두 당 대표 물망에 이름을 올리던 중이였다.

현 당내 주류는 친노 진영이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 전 대표가 당 대표를 출마할 경우, 조직력 면에서 박 최고위원 보다는 우위를 점하게 된다. 하지만 둘이 경쟁을 하게 된다면 친노 진영과 구민주계 간의 갈등은 과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

친노 진영은 지난 19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호남에 기반을 둔 구민주계 인사들과의 적잖은 충돌이 있었다. 당시 호남 인사들 중 상당수는 공천권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되었다고 주장하며, 친노 독점 공천이라는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 뉴시스
호남을 아우르지 못하면 올해 대선 역시 승산이 없다. 더군다나 비노 진영끼리의 연대가 강화된다면, 친노 진영의 대권 후보가 경선에서 패할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때문에 이 전 총리가 먼저, 박 최고위원에게 손을 내밀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친노 입장에서 보면 '이해찬'과 '박지원'이 힘을 합치고, ‘문재인’을 대선후보로 내세울 경우, 충청-호남-영남권을 아우르는 대선 시뮬레이션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된다.

세종시 당선자 이해찬 전 총리가 당권을 맡게 되면, 충청권 민심을 얻을 수 있다. 박지원 최고위원이 원내대표를 맡게 되면, 호남권 민심을 달랠 수 있다. 또 부산 사상구 당선자 문재인 상임고문이 대권을 맡게 되면, 영남권 민심을 얻는 데 한결 유리해진다. 여기에 수도권의 민심까지 결합하게 된다면 '대선 필승'은 따 놓은 당상이 된다는 것.

담합이냐, 단합이냐…도마에 올랐다

문제는 이러한 역할 분담이 ‘나눠 먹기식 밀실야합’, ‘담합’으로 비춰지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한다고 선언한 후보들은 전병헌 의원을 비롯해 이낙연, 박기춘 의원 등이었다.

전병헌 의원은 26일 국회정론관에서 "원내대표 선거가 당권을 염두에 둔 특정 인물들의 '나눠먹기식 밀실야합'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끝까지 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이낙연 의원 역시 "이해찬 박지원 역할 분담의 본질은 담합이다. 민주적이지도 감동적이지도 않다. 게다가 특정 대선 후보가 관여한 담합이다. 공정한 대선후보 경선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전했다.

또한 김한길 당선자도 "아침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담합으로 당권을 몇몇이 나눠가지고자 시도한 것이 사실이라면 아무리 근사한 말들로 포장한다 해도 국민의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당내 내홍이 불거지자 문재인 상임고문은 2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두 분이 손잡고 단합하는 것은 오히려 바람직한 모습"이라며 "당내 선거에 임하면서 세력들 간에 또는 유력한 인사들 사이에 제휴도 없고 역할분담도 하는데 이 전 총리와 박 최고위원이 손 잡은 거에 대해 담합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공평치 않다"고 말했다. 

박지원 행보의 지그재그선 행보 '눈총'

이와 맞물려 박지원 최고위원의 최근 행보에 있어, 일각에서는 앞뒤가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대권주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국민의 검증을 받고 당원의 인정을 받는 그런 절차를 거치다 보면 그 속에서 국민들이 검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흥행이 성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통합의 주체인 4개의 세력들이 화학적 통합을 위해서 함께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렇듯 4개 주체의 세력에 대한 공정하고 합리적인 경쟁을 언급했다.

아울러 당 대표 물망에 오른 것과 관련, "당권 도전에 아직 결정 하지 않고 있다"며 "12월 정권교체를 위해선 그러한 리더십과 경험을 가진 저에게 나서라고 하지만 당의 여러 관계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박 최고위원은 원내 대표를 생각하지 않는 눈치였다. 또한 당시만 해도,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 박기춘 의원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이해찬 전 총리가 원내대표직을 제안하자, 박 최고위원은 박기춘 의원을 설득하며 불출마에 대한 동의를 이끌어내게 된다. 실제, 박기춘 의원은 26일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정권교체를 위해 살신성인 할 것"이라며 원내대표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외로운 손학규, 그러나 두각?

한편, 민주통합당 계파간의 내홍이 불거지자, 당내 중도성향을 이끄는 손학규 전 대표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시스

앞서 손 전 대표는 지난 17일 박지원 최고위원과의 단독오찬회동을 가졌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손학규-박지원 연대설’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러한 견해에 대해 박 최고위원은 고개를 저었다. 지난 20일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박 최고위원은 “총선 이후 손학규 전 대표와 연락을 했다. 오찬도 함께 했다”며 "손과 악수를 했지만 손은 잡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박 최고위원은 이와 함께 "손 전 대표에 대해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손 전 대표를 지지할 것인지는 유보"라고 전했다. 아울러 "손 전 대표를 만난 것과 관련해 큰 의미를 두지 말라"며 "그 사이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허심탄회하게 얘기했지만 앙금이 풀린 것은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손 전 대표와 박 최고위원은 지난해 말 야권통합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관계가 멀어진 바 있다.

손 전 대표는 현재 대권 출마 구상을 위해 지난 22일부터 10박 11일간의 일정으로 유럽 5개국을 순방 하고 있는 중이다.

이와 관련, 손 전 대표는 27일 트위터를 통해 핀란드에 머물고 있다고 알리며, 그곳 나라의 인상적인 교육정책을 소개하기도 했다. 손 전 대표는 “핀란드 학교는 가정”이라며 “아이들이 학년 구분없이 아파트 구조의 공간에서 함께 생활한다. 교실은 아파트의 방 같다. 거실 격인 중앙로비에는 튕겨 나온 아이들을 돌봐주는 전담교사가 있다. 어린이들은 여기서부터 공동체를 배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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