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코리아 파산한 까닭…"코오롱, 너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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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코리아 파산한 까닭…"코오롱, 너 때문이야?"
  • 박세욱 기자
  • 승인 2012.05.18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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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사, 대기업 공사 추가비용에 따른 파산 위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세욱 기자]

대기업들로부터 상생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관행이란 미명아래 대기업들은 협력업체를 향해 횡포를 부리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곳이 건설업계다. 대형 건설사와 협력업체간 주종관계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다시 말하자면 불공정 하도급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 전문건설사가 대기업과의 협력관계를 맺으면서 회사가 부도난 사건이 벌어졌다. 이 업체는 동종업계 순위 13위에 오를 만큼 승승장구하던 튼실한 건설사로 각종 건축 산업설비를 주력해 왔다. 이 업체 관계자는 “대기업의 부당한 처우와 횡포로 인해 결국 회사는 산산조각이 났다”고 주장한다. 이에 본지는 업체의 주장처럼 한 순간 파산에 이르게 된 사연과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전문 기술력을 바탕으로 건축·산업설비 및 크린룸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공간코리아’(대표 정낙규). 지난 1992년 창립 이래 건축 및 기계설비 사업을 토대로 플랜트화학, 발전설비 및 환경수처리설비,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 사업 분야를 확대해 왔다. 공간코리아는 이 분야에서 10여 가지 제조 특허기술을 출하하는가 하면 2002년 신용보증기금 선정 ‘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될 만큼 관련 업계에서도 입지를 다져갔다.

▲ 좌측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뉴시스, 우측 김호진 코오롱플라스틱 대표이사 ⓒ코오롱 홈페이지

그러나 공간코리아는 지난해 당시 코오롱건설(현 코오롱글로벌)과 계약을 맺고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위기에 빠졌다. 공간코리아에 따르면 2011년 6월 김천산업단지 열병합발전소 건설 내 코오롱플라스틱 KPA-2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공간코리아는 당시 코오롱건설과 25억4800만 원 수주계약을 체결하고 공사에 착수했다.

이때부터 공간코리아는 코오롱건설과 갑을관계의 피해를 입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간코리아 관계자는 “공사에 관한한 문제를 지적했지만 코오롱건설 측은 ‘우리가 맞다. 시키는 대로 일만해라’ 억척스런 말만 늘어놨다”고 토로했다.

또한 “시설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이의를 제기하자 코오롱건설은 ‘그게 왜 내 잘못이야, 발견 못한 너의 잘못이지’라는 적반하장식의 막무가내 였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 때문에 공간코리아는 수십차례 도면이 바뀌는가 하면 이로 인해 생산장비 입고가 늦어지면서 공사기간이 미뤄지는 손해를 안게 됐다고 한다.

무엇보다 공간코리아가 파산에 이르게 된 데는 공사가 마무리된 후 치뤄지는 공사대금 때문이었다. 당초 코오롱플라스틱 KPA-2 프로젝트는 2011년 10월 21일까지 완료될 예정이였지만 공사기간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하청업체 입장에선 자재수급 등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공간코리아는 코오롱건설과 최초 계약할 당시 공사비와 자재비용 등 총 25억4800만 원으로 계약이 진행됐지만 실제 공사가 진행되면서 무려 21억8164억 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했다. 건설업 관례상 추가비용을 포함한 총 공사비용은 공사를 진행중인 공간코리아 측이 부담했다. 공간코리아 관계자는 “21억원이란 추가 투입된 금액은 정납규 사장이 직접 은행권에 사정해 구하고 당사 임직원들도 생활비를 털어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공간코리아는 코오롱건설 측에 추가 비용 청구를 요청했지만 코오롱 측은 21억 원의 5%도 채 되지 않는 8960만 원을 제안했다. 공간코리아 측은 “공사 중 자재가 바뀌고, 도면이 45%나 바뀌고, 생산장비가 늦게 입고돼 공사기간이 연장되고 이렇듯 손실과 자재반품 및 이미 제작된 제품 손실이 얼마인데 8960만 원으로 입막음을 하려하다니 억울하다”며 “추가된 비용은 임직원들의 피와 땀이 담긴 가족의 생계를 꾸려가야 하는 사람의 목숨이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공간코리아 측은 코오롱건설 측에 부당한 대우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요구하며 공사비 산출과 관련한 자료를 요청했지만 코오롱건설 측은 “공사에 관한 자료는 대외비이므로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공간코리아 관계자는 “코오롱건설로 인해 하루아침에 회사는 부도가 났고 지금은 파산 신청까지 해 놓은 상태”라며 “대기업이 하청업체 등골 빼먹는 행위, 정녕 이것이 대기업이 주장하던 상생인가?”라고 분노했다.

▲ 공간 코리아 정낙규 대표 ⓒ 공간코리아 홈페이지

이어 “공간코리아 근로자와 채권단은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호진 코오롱플라스틱 대표이사, 코오롱건설 대표이사 등을 물질적, 정신적 손해배상을 물론 파렴치한 방법으로 중소기업을 거리로 내몰게 한 행위에 대해 고발조치할 것”이라며 “현재 변호사 선임 등 제반사항에 대해 준비가 완료됐다”고 말해 법정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코오롱글로벌(당시 코오롱건설) 관계자는 “공간코리아 측의 주장에 대해 알고 있지만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며 “수십차례 공문을 보내고 공간코리아와의 협의를 요청했지만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글로벌은 또한 “이와 관련된 증빙 자료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업체(공간코리아)가 법적 소송을 하면 추후 상황에 따라 대응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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