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희 스팀청소기 사고, 소비자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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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희 스팀청소기 사고, 소비자 탓?
  • 김신애 기자
  • 승인 2012.05.31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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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번한 누전, 제품 문제는 아니라는 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신애 기자]

한경희생활과학의 스팀청소기가 누전 등으로 사용에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한경희생활과학 측은 해당 제품에 대해 무상 AS를 실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제품으로 인한 사고에 책임을 지고 사과하기 보다는 사고 원인을 소비자의 사용상 부주의로 돌리 등 모습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한국소비자원은 한경희생활과학이 생산한 저수식 스팀청소기가 누전으로 인한 정전, 청소기 고장 등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며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난 24일 지적했다.

2009년부터 이달까지 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과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한경희생활과학 스팀청소기 관련 위해사례는 63건이며 이중 청소기 본체의 누전 사례는 41건이다.

연도별로는 2009년 10건, 2010년 15건, 2011년 7건, 2012년에는 5월말까지 9건 발생했고, 이는 대부분 저수식 스팀청소기에서 발생한 사고다. 저수식 스팀청소기는 물통이 바닥에 위치해 본체와 분리되지 않는다.

▲ 소비자원 관계자는 한경희생활과학 스팀청소기 누전사고에 대해 “저수식 청소기 구조 자체가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소비자원 제공)

09년 이후 접수 피해사례 63건

소비자원에 피해를 접수한 정모(여)씨는 스팀청소기의 누전 사례로 위험한 상황을 경험했다. 정씨는 청소기 사용 중 정전이 되자 차단기를 다시 올리고 청소를 계속했다. 그런데 갑자기 청소기가 ‘펑’ 하고 터지면서 작은 불꽃이 방바닥에 옮겨 붙었고, 자칫 큰 사고로 번질 뻔 했다. 정씨는 제조사에 문의를 했지만 제조사에서는 무상 수리기간이 지났다며 수리비를 부담해야한다는 말뿐이었다.

이밖에 백모(여)씨도 스팀청소기 사용 중 연기가 나면서 화재가 발생, 방바닥을 그을리기도 했고, 송모(남)씨는 청소기 사용 중 누전차단기가 작동돼 세콤이 함께 울리기도 했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들에게 해당 청소기 사용의 주의를 요하는 한편, 한경희생활과학 측에 저수식 스팀청소기에 대한 안전조치를 실시토록 권고했다. 그리고 한경희생활과학 측은 소비자원의 권고를 받아들여 2006년 이후 제조된 HS-2000, 3000, 5000계열 모델 등 저수식 스팀청소기 약 50만대에 대해 누전 관련 안전점검 및 무상수리를 실시키로 했다.

문제는 소비자 부주의?

소비자원 측은 저수식 스팀청소기에 대해 “히터가 물을 가열해 증기를 배출하는 방식으로, 청소용 패드를 고정하는 헤드에 히터가 들어있는 물통 전기장치 스팀배출구를 모두 내장한 구조로 인해 수분 유입에 의한 누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했다. 즉 제품의 구조 자체가 문제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 

그러나 소비자원의 지적이 있기 전 한경희생활과학 관계자는 한 언론을 통해 “청소기에 과도한 충격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면서 제품 일부에 균열이 발생하고 그 균열부를 통해 누전현상이 일어났다. 하지만 민원이 제기된 모델에 대해 한국소비자원 등 유관기관에 제품 심의를 받은 결과 안정성에는 이상이 없다는 인증을 2008년에 받았다”며 문제점을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

이번 지적 이후에도 한경희생활과학 측은 “저수식 스팀청소기 제품 중 ‘과다한 충격’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누전에 대한 사전 예방 차원에서 무상 안전점검 및 수리 서비스를 시행” 한다고 밝히는 등 사고의 원인을 소비자의 부주의로 돌리는 모양이다. 그러면서도 저수식 스팀청소기에 대해서는 ‘단종돼 현재 판매되지 않는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소비자원 관계자는 “청소기를 사용하다 보면 식탁이나 가구 등에 통상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는데 그쪽에서는 그것을 ‘과다한 충격’이라 표현하는 것이고, 당시 기술이나 제품 컨셉이 사용 환경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없었던 듯 하다”면서 “단정적인 소비자의 사용 과실로 얘기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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