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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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 윤진희 기자
  • 승인 2012.06.11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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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국민경선 귀닫고, 색깔론 키우는 ´과거로의 회귀´ 논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희 기자]

최근 박근혜 새누리당 전 대표는 당내 차기 대통령 후보 선출 규정을 놓고 비박 대선주자들과 반목하고 있다. 당 밖에서는 민주통합당을 상대로 시대착오적인 색깔론 공세를 퍼붓고 있다.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는 10일 경선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

세 주자는 전날 회동해 완전국민경선제에 대한 입장을 정리했다. 이날 대리인을 통해 발표된 공동성명서의 골자는 경선룰을 먼저 확정 짓자는 것이다. 그래야 후보등록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의 주장은 완전국민경선제의 법제화이다. 정치개혁의 핵심과제이자, 새누리당 재집권의 필수 요건으로 보고 있다.

공동성명서에 따르면 경선룰의 사전 합의는 당의 화합과 경선승복을 위해 당이 줄곧 지켜온 민주적 관행이다. 2012년 경선에서만 유독 이 과정을 생략하는 것은 특정후보를 추대하는 요식행위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황우여 대표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공정한 경선관리를 위한 의견수렴을 확약했으나 일방적으로 약속을 깨고 경선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는 이유에서다. 황 대표와의 만남은 불필요하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비박 주자들은 이날 박 전 대표와의 대립각은 공동으로 세우는 한편, 일제히 경제 공약을 발표하며 각각의 차별화도 시도했다. 정몽준 전 대표는 일자리와 사다리, 울타리가 선순환하는 키다리 아저씨 같은 사회 시스템으로 '나눔의 성장'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재오 의원은‘1000만 시장 약자를 위한 공동체 시장경제’를 주장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청년일자리 200만개 확보대책'을 약속했다.

박 전 대표는 아직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시대정신은 물론 구체적인 국가 비전과 정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반면, 대권레이스에 일찌감치 몸을 실은 비박 주자들은 상대적으로 발 빠른 대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뉴시스.

한편, 민주통합당 이해찬 신임대표는 9일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박근혜 새누리당의 매카시즘에는 단호히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색깔론을 둘러싼 여야 간 이념논쟁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통합진보당 부정선거와 폭력사태로 불거진 종북 논란은 이석기·김재연 사퇴거부로 더욱 확산됐다. 또한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의 변절자 발언, 이해찬 의원의 내정간섭 발언이 잇따른 파문에 휩싸였다. 이는 국회의원들의 사상검증에 대한 요구로까지 일파만파 커져 나갔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국가과 발언도 특히 여·야간 공방을 가열시키는 요인이 됐다.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은 10일 블로그를 통해 "통합진보당의 민주주의 절차위반과 선거부정행위를 민주진영 전체에 대한 색깔론으로 비화시키려는 시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합진보당 사건은 민주적 절차를 위반한 만큼 부정선거에 대해서 당사자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 고문은 또한 박 전 대표의 국가관 운운에 대해서도 일침을 놓았다. 그는 "소위 국가관이라는 단어를 앞세워 정치적 반대진영을 종북이라는 한마디로 규정하고 이 땅을 온통 케케묵은 색깔론으로 물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색깔론을 거둬야 한다. 종북주의를 무차별로 확대해서 정치적 상대를 공격하는 도구로 삼거나, 국가관이나 사상검증과 같이 민주주의의 기본을 망각하고 훼손하는 언동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원구성 협상이 원만하지 못해 19대 국회 개원도 늦어지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박 전 대표는 당내 비민주적인 행보로 비박주자들과의 내홍을 격화시키는 한편, 당 밖으로는 본질을 호도한 색깔론 논쟁으로 정국불안을 확산시키고 있다.

과거 유신독재 시절 색깔론 매도는 정권을 유지하는 방편이 되고는 했다. 박 전 대표 또한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이를 정치 공학적으로 이용하는 분위기다. 건설적인 비전을 내놓는 대신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정쟁만 일으킨다는 힐난에서 자유롭지 못할 듯하다.

이와 관련,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박 전 대표는 여전히 과거에 사는 것 같다"며 "그는 대권주자로서 '미래'를 보여주는 대신 '과거'로 회귀하고자 노력하는 듯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의 7인회 멘토단이 괜히 있겠냐”는 의혹의 시선까지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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