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전 대표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사이에는 비슷한 점이 많다.
차기 대선과 관련, 박근혜 전 대표와 안철수 원장은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지지율을 '단순한 인기'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실체적인 것에 바탕을 둔 지지율이라기 보다는 이미지에 기인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국회의원과 당 대표 말고는 특별히 경험한 게 없다. 국무총리는 물론 장관 경험도 없고 광역단체장을 해보지도 못했다. 기업을 경영한 적도 없다. 안 원장의 경우는 기업을 경영했고 대학 교수를 해봤지만 정치적 경험이 전무하다. 결국 두 사람 모두 경력 부족이라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두 사람의 행보를 '신비주의'라고 비판한다. 박 전 대표의 '트레이드마크'인 침묵과, 대선에 출마할지 안 할지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 안 원장의 태도에 대한 문제 제기다.
이처럼 똑같은 문제를 안고 있기에 박 전 대표가 안 원장을 함부로 공격할 수 없다. 안 원장을 공격하는 건 누워서 침 뱉는 격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지난 4·11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다며 안 원장에 대한 비교우위를 주장한다.하지만, 안 원장은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을 지원, 승리를 일궈냈다. 반면 박 전 대표는 나경원 후보를 지원했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안 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서울 도봉갑에 출마한 고(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부인 인재근 후보를 지원했고 결과는 승리였다.
박 전 대표는 '시멘트' 지지층을 갖고 있다. 소위 '박정희 향수'에 젖어있는 노년층은 '무슨일이 있어도 박근혜가 대통령이 돼야한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안 원장도 나름 단단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바로 젊은층이다. 앞뒤 안 가리고 안 원장의 새로움에 희망을 걸며 지지를 표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모노리서치가 14일 실시해 15일 발표한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근혜-안철수 양자 대결 구도에서 박 전 대표는 48.9%, 안 원장은 43.0%를 각각 얻었다. 박 전 위원장은 직전 조사보다 3.0%포인트 하락했고, 안 원장은 3.5%포인트 상승했다.
박 전 대표는 새누리당을 장악한 상태다. 당 지도부가 친박(박근혜)계 일색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이처럼 거대 여당을 가지고 있는 박 전 대표가 안 원장과의 지지율 격차를 이 정도밖에 벌리지 못하는 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만약, 안 원장이 자신만의 정파를 만들고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한다면 쉽게 박 전 대표를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이 경우 박 전 대표의 새누리당 내 위상이 흔들리면서 당 내 경선에서의 승리도 장담 못할 수 있다.
상황이 이러니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가 안 원장과 관련해 할 수 있는 건, 제발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 않기를 기도하는 것밖에 없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온다.
이와 함께, 1987년 대선에서 야당이 故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 분열된 바람에 노태우 전 대통령이 당선된 것과 같은 '요행'을 바라는게 아니냐는 추측도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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