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확산세로 자가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하면서 소비자 불만이 높아지는 눈치다. 팬데믹 초기 마스크 사태처럼 정부가 면밀한 사전 준비 없이 방역 정책을 발표해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2만 2907명으로 국내 발생 확진자는 2만 2773명, 해외 유입 확진자는 13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일 2만 270명을 시작으로 신규 확진자가 이틀째 2만 명을 넘어섰다.

이처럼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으로 인해 확진자가 급증하자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대응 체계로 이날부터 해외 입국자, 밀접 접촉자, 60세 이상 고령자,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서를 받은 사람 등 고위험군에 한해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실시한다. 그 외 대상은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돼야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누구나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던 전과 달리, 코로나19 검사 체계가 전환되면서 자가진단키트를 구매하고자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문제는 약국마다 공급 수가 다르다 보니 품절되는 약국이 있음은 물론, 가격이 대폭 상승됐다는 것이다.

이모(34) 씨는 "지난달 20일쯤 자가검사키트를 샀을 때만 해도 3000원 대에 구매했는데 최근에 검색해 보니 같은 제품이 8500원까지 올랐다"라며 "그것마저도 품절이 뜨고 주변 약국도 품절이라고 해서 초조하다"라고 전했다. 송모(40) 씨도 "설 이후에 확진자가 급증한다는 뉴스를 보고 구매했는데 취소 문자를 받았다"라며 "정부는 대란이 절대 있을 수 없다고 하지만, 이런 일을 겪으니 불안한 것은 어쩔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설 이후 등원을 위해 음성 증명을 해야 하는 학부모들의 시름은 더욱 깊은 것으로 전해진다. 연휴 동안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자가진단키트를 구하거나 구매 가능한 약국을 묻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왔기 때문이다. A씨는 "자가진단키트 여유분 가지고 계신 분 중 하나만 파실 분 있나요?"라며 "어린이집에서 설 이후에 음성 증명이 돼야 등원 가능하다고 하는데 다 품절이라 구하기 힘들다"라고 호소했다.

반면, 정부는 자가진단키트 사재기, 대란 논란에 대해 일축했다. 지난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자가검사키트 생산업체는 전국 256개 보건소 선별진료소 등에서 향후 2주간 사용할 686만 명분과 약국 등에서 개인이 구매 가능한 960만 명분의 자가검사키트를 생산·공급할 수 있도록 협력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식약처 관계자는 "선별진료소에서 '무료' 검사에 사용되는 자가검사키트의 공급량이 충분할 것으로 예측되므로, 개인이 개별적으로 자가검사키트를 과다하게 구매할 필요는 없다"라며 "앞으로도 선별진료소에서 또는 개인이 언제든지 불편함 없이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하거나 구매할 수 있도록 자가검사키트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으며, 시장 가격과 공급 상황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