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올림픽, 기업들이 보는 시각에선…
스크롤 이동 상태바
런던 올림픽, 기업들이 보는 시각에선…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2.07.25 0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신상인 기자]

세계인의 축제 '2012 런던올림픽'이 오는 28일 개막한다. 그래서 이번 여름, 재계 총수들은 휴가를 해외로 갈 공산이 크다. 재계 총수들이 런던올림픽에 참석해 우리 선수들의 메달 수확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게다가 기업들은 선수 육성과 비인기 종목에 투자하는 등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므로서 기업들은 여러가지 반사이익을 챙긴다. 그리고 한가지를 더 챙길 수 있다. 바로 스포츠 마케팅이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은 기업 입장에서 홍보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특히 올림픽에서 감동의 순간에 비추어지는 기업의 엠블럼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강하게 각인된다. 이 같은 이유로 올림픽은 스포츠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장으로 여겨진다.

공식 스폰서로 선정된 기업들은 런던올림픽 기간 중 올림픽 운영과 관련된 제품을 조직위에 우선 공급할 수 있다. 또한 올림픽 관련 엠블럼과 문구를 마음대로 사용해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 올림픽 기간이 되면 개최 도시는 공식 스폰서 제품으로 뒤덮인다. 공식 스폰서가 되는 데 필요한 비용은 공식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다.

스포츠마케팅 업계에 따르면 이번 런던올림픽에 삼성전자와 코카콜라를 비롯해 11개 기업이 지불한 스폰서십 금액은 사상 최대인 10억 달러(1조182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코카콜라 이외의 올림픽 공식 스폰서 기업은 에이서, 아토스 오리진, 다우케미칼, GE, 맥도날드, 오메가, 파나소닉, 비자, P&G 등이 있다. 이들 기업들은 각 분야에서 오로지 한 곳만이 선정된다.

영국의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매 4년 주기로 올림픽의 방송 중계 및 스폰서를 정한다.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은 자체적으로 스폰서들로부터 7억 파운드(1조2530억 원)의 후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런던올림픽을 기념하는 템즈강의 오륜마크 ⓒ뉴시스
하지만 올림픽을 후원하는 것은 친근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올림픽은 세계적인 행사이기 때문에 지역적인 브랜드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도약시키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삼성의 사례를 들었다. 1997년만 해도 휴대폰 부분에 있어서 IOC후원업체는 모토로라였다. 하지만 후원규모 축소계획에 따른 모토로라와 IOC는 멀어지게 됐다.

이에 IOC는 모토로라와 추가적인 계약을 체결하는 대신에 삼성과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오늘날 삼성은 세계적인 휴대폰 제조업체로 떠올랐다. 올림픽에서 삼성의 브랜드가 등장하면서 삼성은 TV, 조선, 보험 분야의 판매에도 큰 도움을 받게 됐다.

올림픽을 겨냥한 '금빛' 마케팅들…

▲ 런던올림픽 선전을 다짐하는 올림픽 선수 대표단 ⓒ뉴시스
올림픽 마케팅이 반드시 올림픽 공식 스폰서들 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비록 IOC나 개최국 올림픽조직위원회(OCOG)와 후원 계약을 맺지 않더라도 '올림픽 특수'를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은 많다. 특히 '앰부시 마케팅(Ambush Marketing, 매복 마케팅)'은 올림픽 마케팅의 주요 수단이다.

앰부시 마케팅은 경기장 주변이나 방송매체 등을 활용해 슬그머니 끼어들어 공식 스폰서와 유사한 마케팅 효과를 달성하는 것을 말한다. 가령 스포츠용품 기업들은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과 팀들에게 유니폼이나 용품을 지원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브랜드 홍보 효과를 이끌어내는 마케팅 활동을 한다.

이런 방식의 마케팅으로 성공한 케이스가 바로 나이키다. 나이키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을 '광고판'으로 활용하는 '스타 마케팅'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도 나이키는 공식 스폰서 계약을 맺은 스포츠 스타들이 포함된 미국 남자 농구대표팀, 브라질 축구팀 등을 최대한 활용해 홍보할 예정이다. 다만 스폰서 마케팅이건 앰부시 마케팅이건 지나친 상업주의로 치달으면 역효과가 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런던올림픽은 역대 올림픽 가운데 가장 강력한 앰부시 마케팅 단속을 펼치고 있다. 영국 의회의 승인을 받아 '브랜드 경찰' 300명까지 배치했다. 브랜드 경찰들은 올림픽 공식 후원사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기업과 점포들을 찾아다니며 위반하다 걸리면 2만 파운드(약 3500만 원)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한편 올림픽을 위해 국가대표 선수들은 4년 동안 기량을 갈고 닦는다. 올림픽을 위해 땀을 흘려 온 기업들도 무대 뒤편에서 선수 못지않게 뛰고 달렸다. 또한 기업들은 선수 발굴 및 육성, 비인기 종목 투자 등에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러한 관심은 스포츠마케팅의 전조 작업이다. 이강일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스포츠 마케팅에 대한 정의는 매우 방대하여 뭐라고 한정짓긴 어렵지만, 스포츠를 이용해서 기업의 제품을 홍보하거나 판매를 하는 Promotion(판촉) 행위"라고 말했다.

특히 이를 잘 알고 있는 우리나라 각 기업이 후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는 하나다. 기업들이 불황 속에서 런던올림픽 특수를 노린 마케팅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 지난 23일 대한상공회의소 설문조사 결과 삼성전자ㆍLG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런던올림픽을 활용한 시장 확대와 매출신장을 크게 기대하며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가 국내 매출 100대 기업을 조사해 이날 발표한 '우리 기업의 스포츠 마케팅 실태'에 따르면 '세계 경기가 좋지 않지만 올림픽 특수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이 60.9%에 달했다. 따라서 3개 기업 중 1곳은 '런던올림픽 연계 마케팅을 하겠다(34.8%)'고 답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대표적인 마케팅이 스마트 메달을 모으는 '스마트 메달을 향해 뛰어라 - 골드러시' 캠페인이다. 삼성전자는 올림픽이 폐막하는 8월 12일까지 총 42일 동안 펼쳐지는 '골드러시' 프로젝트를 위해 스마트TV 100대, 갤럭시S3 100대, 노트북 100대 등 총 1,000대 삼성전자 스마트제품을 제공한다.

올림픽 주요 경기를 3D로 제공할 계획인 LG전자는 72인치 또는 65인치 시네마3D TV를 구입하면 3D 캠코더 등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통해 TV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런던올림픽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하는 '오성과 한음(오천만 국민의 성원을 한국의 음악으로)'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국립국악원 주관의 오성과 한음 프로젝트는 국악과 K팝을 접목해 응원가를 만들고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홍보하는 이벤트다.

금융권 역시 본격적인 스포츠 마케팅에 들어갔다. 올림픽 관련 광고와 이벤트는 물론 원정응원단을 꾸리거나 관련 상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수협은행은 오는 29일까지 2012 런던올림픽 공식 기념주화와 영국 엘리자베스2세 여왕 즉위 60주년 공식 기념주화를 선착순 예약판매한다.

국가대표 축구팀 공식 후원은행인 하나은행은 축구대표팀의 성적에 따라 추가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오! 필승 코리아 적금 2012'를 출시하는 등 각종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외환은행도 다음달 10일까지 우리나라 금메달 수가 10개 이상이거나 종합순위 10위를 달성할 경우 추가금리를 제공하는 '외화공동구매정기예금(12 - 2차)'을 판매한다.

국내 재계 총수들의 관심 또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오는 28일부터 8월 13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참관하기 위해 이달 25일을 전후해 런던으로 떠날 계획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격으로 개막 하루 전에 열리는 IOC 총회와 그 다음날 열리는 개막식에 참관한다.

삼성전자는 일찍이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올림픽 공식 후원을 시작으로 대형 국제 스포츠 행사에 빠짐없이 참여했다. 스포츠마케팅의 맛을 느낀 것이다. 1997년 37억 달러이던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지난해 2,340억 달러(약 267조 원)로 크게 치솟았다.

삼성전자는 이번 2012 런던 올림픽에서도 무선 통신분야 후원사로 참여했다. 올림픽 개막 1년여 전인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돌입했다. 또한 성화봉송 기간 동안 삼성전자는 대형 LED 스크린을 장착한 홍보 차량인 '삼성 캐러밴'을 통해 삼성의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올림픽 참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런던 올림픽 보다는 유럽 축구에서 메인스폰서를 해왔다는 점에서 올림픽과는 다소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 회장은 1985년부터 1999년까지 양궁협회장을 연임한 바 있다. 이후 장남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협회장 자리를 이어받았으나 여전히 명예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정 부회장은 런던올림픽에 직접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정 회장이 간다면 특히 현대기아차가 최근 유럽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는데, 런던올림픽을 계기로 시장 탐방과 협력기업 미팅 등을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럽의 재정위기에 따른 하반기 현대기아차의 마케팅 전략이 핵심 요소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부터 런던의 피카딜리 광장에서 가로 20m, 세로 10m 규모의 옥외광고를 전개하고 있다. 피카딜리 광장은 런던의 중심가이자 세계적 관광 명소다. 월 유동인구가 460만 명 이상이어서 옥외광고에 따른 브랜드 인지도 향상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분석이다.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도 런던행 준비를 끝마친 상태다. 박 회장은 1982년 대한유도협회 부회장을 맡으며 체육계와 인연을 맺은 데 이어 1995년에 국제유도연맹 회장에 선출됐다.

또한 대한체육회장직을 맡고 있는 그는 평창올림픽 유치 등에서 스포츠계 인사들에 대한 인맥을 과시한 바 있다.  2002년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되기도 했다. 박 회장은 이건희 회장과 함께 IOC 위원으로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여름 휴가기간 동안 런던올림픽을 직접 방문할 지를 그룹 내부적으로 검토중이다. 최 회장은 반도체분야 등 국내에서 생긴 문제와 현안들이 많아 아직 런던행 여부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SK그룹은 일찍부터 유망선수 육성과 비인기종목에 대한 적극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최태원 회장 역시 올림픽의 단골 효자종목이지만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받던 핸드볼에도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SK텔레콤은 2003년부터 대한펜싱협회 회장사를 맡아 우수선수 발굴과 선수들의 기량향상 지원, 국제대회 유치 등 다양한 후원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한진그룹도 선수 육성과 비인기 종목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박태환 선수는 해외 대회에 참가할 때 마다 대한항공의 후원을 받고 있다. 대한항공이 운영하는 '엑설런스 프로그램'의 지원 대상 선수기 때문이다.

박태환 선수뿐 아니라 김연아, 손연재 선수 등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국제행사 참가 시 코칭스태프와 가족들까지 프레스티지석을 무제한 지원받고 있다. 국가의 위상을 드높인 스포츠 선수 등이 본래 활동에 더욱 매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정책이다.

▲ 제30회 런던올림픽은 26개 종목, 302개 세부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뉴시스

조 회장도 이번 런던올림픽 방문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탁구협회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그는 최근 국가 대표 선수단을 직접 방문해 격려금을 전달할 정도로 이번 올림픽에 각별한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조 회장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활동에 적극적이었다. 조 회장은 유치위원회 위원장으로 글로벌 스포츠 외교를 펼치며 동계 올림픽 유치 성공의 주역이 됐다. 조 회장은 비인기 종목 후원에도 적극적이다. 대한항공이 프로배구 대한항공 점보스 외에도 실업 여자탁구단, 스피드 스케이팅 실업팀을 창단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화는 2002년부터 대한사격연맹의 회장사를 맡아 전폭적인 지지를 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80여억 원의 사격발전 기금을 지원해 국내 사격선수들이 보다 좋은 여건에서 맘놓고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또 김승연 한화 회장은 2008년부터 대한사격연맹 창설 이후 기업이 주최하는 최초의 사격대회인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를 창설하며 국내 사격선수들의 실력향상과 유망주 발굴에도 기여해오고 있다.

현재 국제 대회는 전자표적으로 치러지고 있다. 그런 만큼 한화회장배 사격대회에서 전자표적을 사용하며 쌓은 경험이 우리 선수들의 국제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기업들은 이렇듯 선수 발굴 및 육성, 비인기 종목 투자 등에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들 역시 올림픽의 숨은 주역인 셈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