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기억력에 문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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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기억력에 문제 있다?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2.08.04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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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문제…2008년과 2012년이 ´민망하게´ 달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새누리당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의원의 '이중잣대'가 논란이다.

박 의원은 3일 자신과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문수·김태호·임태희 등 비박(비박근혜) 주자들이 '공천헌금' 파문과 관련한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경선 일정 보이콧'을 선언한 것에 대해 "당에 대해 조금이라도 애정이 있으면 이런 식으로 행동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당초 이날 밤 11시에 예정 됐던 KBS TV토론회에 이들 비박 주자 3인이 불참한 것에 대해 이같이 밝히면서 "대선 주자로 나오신다는 분들이 이런 식으로 무책임하게 행동하는 것은 정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공천헌금' 의혹에 대해 "아직 결론이 난 것도 아니므로 조금 기다려서 이것(TV토론회 등 경선 일정)은 이것대로 진행시켜야 한다"면서 "다른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과거 자신의 행보에 비춰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지난 2008년 총선 당시 '계파공천'에 반발,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을 탈당해 무소속 또는 '친박연대'로 출마한 친박(친박근혜)계 후보들에 대해 "살아서 돌아오라"며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박 의원 본인이 한나라당에 속해 있으면서도 당 밖 무소속 후보 및 다른 당 후보를 지원한 셈이다.

▲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 ⓒ뉴시스
이랬던 박 의원이 지난 4·11 총선 공천 문제를 제기하며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비박주자들에 대해 인색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야 말로 '실망스럽다'는 비판이다.

앞서 이날 비박주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헌금' 파문과 관련해 황우여 대표의 사퇴, 당 차원의 진상조사 및 책임자 인책, 지역구 '컷오프'를 포함한 공천 자료 공개·검증 등을 요구했다. 이는 지난 공천의 불공정성과 이를 거치며 새누리당이 어떻게 '박근혜 사당화'가 됐는지 등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 짚고 넘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만약, 비박주자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박 의원은 경선에서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 공천에서의 문제점들이 하나 둘 드러나면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공천의 최고 책임자였던 박 의원의 위상이 급격히 추락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친박계인 황우여 대표가 물러날 경우 박 의원의 당내 영향력도 급격히 감소할 수밖에 없다. 현재 박 의원이 장악한 새누리당이 비박 주자들의 이번 요구를 묵살한 데는 이처럼 만만치 않은 이유가 녹아있다는 분석이다.

박 의원은 이날 4·11 총선 공천에 대해 "엄격한 원칙을 갖고 도덕성이라든가 국민 눈높이를 고려해 공직후보자추천위에서 (공천을) 한 것으로 안다"고도 말했다.

이에 박 의원이 사태 파악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상당하다. 4·11 총선 공천을 놓고 '친이(친이명박)계 학살'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돈 것은 물론, 친박계 실세가 공천에 엄청난 영향을 줬다는 소문들이 무성했는데도 박 의원이 답답한 소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태희 후보는 이날 "당이 비상한 상황에 처해 있는데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경선을 진행하는 것은 국민이 보기에 한가한 얘기"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 의원회관의 한 분석통은 이날 박 의원이 언급한 '엄격한 원칙에 입각한 국민 눈높이 공천'에 대해,  "2008년 총선 공천 때도 친이계에서 똑같은 소리를 했다. 하지만 당시 박 의원은 그것을 믿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자신의 말을 믿으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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