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계파공천´ 책임…그냥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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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계파공천´ 책임…그냥 ´패스´?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2.04.13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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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김굿´ 없이도 12월 대선에서 원혼들 가만히 있을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이 4·11 총선에서 의석수 과반을 확보하며 승리했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엉터리 공천'에 대한 책임 문제다.

앞서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에 나설 후보자를 공천하는 과정에서 ´황당공천´ ´계파공천´ 논란에 휩싸이며 엄청난 반발을 초래했다. 하지만 그냥 밀어붙이는 모습이었다. 그 결과는 비참했다.

경기도 수원(을)이 지역구였던 정미경 의원은 특별한 이유도 없이 공천에서 배제됐다. 새누리당은 대신 서울 용산에 공천 신청을 했다가 떨어진 배은희 의원을 이 지역에 꽂았다. 정 의원은 황당해 하며 새누리당을 탈당,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정 의원의 분노는 새누리당의 패배로 이어졌다. 민주통합당 신장용 후보가 40.5%를 얻어 당선된 것이다. 정 의원은 23.8%를 얻었고 배 의원은 33.2%를 얻었다. 공천 논란으로 표가 나뉘지 않았다면 새누리당이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셈이다.

"공천에서 썩은 냄새가 난다"며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한 친이(이명박)계 유정현 의원의 서울 중랑(갑)도 같은 경우다. 민주통합당 서용교 후보가 40.9%를 얻어 당선됐고 무소속 유 의원은 22.9%를, 새누리당 후보인 친박(박근혜)계 김정 의원은 23.7%를 얻었다.

▲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중랑(을)도 마찬가지다. 새누리당은 친이계 진성호 의원의 지역구인 이 지역에 강동호 후보를 공천했고, 이에 반발한 진 의원은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이는 역시 민주통합당의 승리로 귀결됐다. 민주통합당 박홍근 후보가 44.5%를 얻었고 새누리당 강동호 후보는 43.6%, 무소속 진 의원은 4.3%를 얻었다.

인천 남동(갑)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친이계 이윤성 의원도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새누리당은 이 지역에 윤태진 후보를 공천했지만 패배했다. 승리는 민주통합당 박남춘(47.0)% 후보에게 돌아갔다. 윤 후보는 38.5%를 얻었고 이 의원은 12.3%를 득표했다.

아울러,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 홍사덕 의원이 민주통합당 정세균 의원에게 패배한 것을 놓고도 말들이 많다. 당초 조윤선 의원과 이동관 청와대 전 홍보수석 등이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했다. 특히 조 의원은 새롭게 떠오르는 젊은 여성 정치인으로 정세균 의원과 붙을 경우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상당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친박(박근혜)계 좌장격인 홍사덕 의원을 이 곳에 전략공천했다. 결과는 패배였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거제에서 새누리당 진성진 후보가 떨어진 것도 그냥 넘어가기 어렵다. 이 지역은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장이 오랜 기간 공을 들인 지역으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김 전 부소장이 1위를 달렸다. 하지만 김 전 부소장은 공천에서 탈락했고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이 지역에서는 '새누리당이 김 전 부소장을 공천했다면 승리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일반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한다.

새누리당은 이 밖에도 '멀쩡한' 친이계 지역구 의원 상당수를 공천에서 탈락시켜 반발을 샀다.

한편, 이번 새누리당 공천 실무를 주도했던 권영세 사무총장은 13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권 사무총장의 사의를 반려했다.

친박계 '실세'로 꼽히기도 하는 권 사무총장은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을)에 출마, 4선에 도전했지만 민주통합당 신경민 후보에게 적지 않은 표 차이로 패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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