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떠난 부산, 민주화의 성지에서 부패의 온상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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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떠난 부산, 민주화의 성지에서 부패의 온상지로?
  • 정세운 기자
  • 승인 2012.08.13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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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근 수첩에 떨고 있는 부산정가
우리가 왜?, 들끓는 부산민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세운 기자]

부산 민심이 들끓고 있다. 부산이 ‘민주화의 성지’에서 ‘부패의 온상지’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부산은 79년 부마항쟁을 이끌며 사실상 박정희 독재정권의 종말을 만들었던 곳이다. 그러면서 수많은 스타정치인을 탄생시켰다.

김영삼(YS), 최형우 서석재 이기택 박찬종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정치인들의 지역구가 모두 부산이었다. 1992년 마침내 군정을 종식시키며 YS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1등 공신 역할을 한 곳도 부산이었다.

이처럼 부산에는 커다란 자부심이 있었다.

그 자부심의 중심에는 YS계가 있었다. 이들을 중심으로 한 부산정치인들의 인맥은 새누리당을 통해 유지돼 왔으나, 지난 4월 총선을 통해서 철저히 배제됐다.

안경률 김무성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YS의 핵심측근이었던 고(故) 서석재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이종혁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했을 뿐만 아니라, YS의 비서였던 박종웅 전 의원의 비서관을 역임했던 경윤호 후보까지 공천에서 ‘물’먹었다. 그야말로 친박, 비박을 가리지 않고 YS계 정치인들은 모두 공천에서 탈락했다.

YS계 인사들이 공천에서 학살당함에 따라, 민주통합당 쪽에 YS계 인사들이 더 많이 남아 있을 정도였다. 대표적 인물이 박재호 김영춘 후보였다. 박재호는 서석재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고 김영춘은 상도동 비서실 출신이다. 둘 다 문민정부 때 청와대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 김영삼 최형우 서석재 이기택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정치인들의 지역구가 모두 부산이었다. ⓒ사진제공=김영삼 자서전

아무튼 YS계가 떠난 자리에는 이른바 친박근혜 의원들로 채워졌다.

하지만 새누리당 공천헌금 의혹이 일어나면서 부산의 자부심은 그야말로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부패정치의 온상지로 바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항간에선 현영희 전 수행비서 정동근의 수첩 때문에 부산 정치권이 떨고 있다는 얘기들이 돌고 있을 정도다.

결국 현기환-현영희 공천헌금 파동에서 볼 수 있듯이, 부산의 대표정치인이 김영삼계에서 친박근혜계로 바뀌면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듯 보여 진다.

이제 YS가 떠난 자리에 부패로 얼룩진 부산을 새롭게 탈바꿈 시킬 수 있는 정치인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나 민주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모두 부산출신이기 때문에 이들(친박계 부산정치인)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름 밝히기를 거부한 새누리당 내 한 인사는 13일 “부산은 부마항쟁을 이끌며 박정희 정권을 쓰러뜨렸던 곳이다. 그리고 YS가 정권을 잡기까지 군사독재와 싸운 곳이다. 그런데 1997년 정권교체 이후 힘 있는 자들이 판치는 곳이 됐다. 부산에는 꾸준히 내려온 개혁적이고 민주적인 정신이 있다. 이제 이를 되돌려 놓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정치, 사회 전 분야를 다룹니다.
좌우명 : YS정신을 계승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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