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끊어 논 ‘창경궁-종묘’ 80년만에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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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끊어 논 ‘창경궁-종묘’ 80년만에 연결한다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2.08.2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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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신상인 기자]

서울시는 20일 일제강점기에 생긴 율곡로(栗谷路)에 의해 끊어진 창경궁과 종묘의 고궁녹지를 연결하는 복원공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일제는 민족말살정책에 따라 1931년 현재의 율곡로를 개설했다. 율곡로는 당시 서로 맞붙어 있던 창경궁과 종묘의 담장을 허물어 버리고 그 자리에 건설한 도로.

풍수지리상 북한산의 주맥이 창경궁에서 종묘로 흐르게 되어 있는데 이 정기를 끊어 민족혼을 말살시키기 위해 조선총독부가 도로를 만들고 일본식 육교로 창경궁과 종묘를 연결했다.

율곡로는 경복궁 근처에 있는 동십자각(東十字閣) 삼거리에서부터 한국일보 본사, 인사동길 삼거리, 종로경찰서, 안국역 사거리, 돈화문 삼거리, 창경궁, 원남동 사거리, 이화동 사거리를 거쳐 종로6가에 있는 흥인지문(興仁之門) 사거리까지의 간선도로다.

도로가 지나가는 관훈동에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유학자 율곡 이이(李珥, 1536~1584)가 살았던 곳이 있어 율곡로라는 이름을 붙였다.

▲ 현재의 율곡로 모습(왼쪽), 오른쪽은 문화재 복원과 지하차도 개통이 이루어진 2013년 12월 율곡로의 모습 ⓒ뉴시스
시는 창덕궁 돈화문~원남동 사거리 간 율곡로 300m를 지하 차도화 하고, 상부는 두 개의 공간으로 단절됐던 창경궁과 종묘를 연결한다.

또 하부 도로는 교통정체 해소를 위해 차로를 확장하는 '율곡로 창경궁앞 도로구조 개선공사'를 발주했다.

서울시 도시시설본부는 지난 4월 창경궁과 종묘를 연결하는 일제잔재의 육교를 철거하고 종묘측 석축을 헐어낸 후 1차 가시설을 설치했다. 지난달부터는 종묘측 2차 가시설 및 터파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는 오는 12월까지 종묘측 종점부 문화재 정밀 발굴조사를 최종완료하고 2013년 3월에는 2개 차선의 지하차도구간으로 차량 통행이 가능하도록 시공할 계획이다.

최종적인 문화재 복원과 지하차도 개통은 2013년 12월 동시에 이루어진다. 시 관계자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창경궁이 옛 모습을 되찾아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과 자존심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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