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하 타살의혹, 김영삼도 직감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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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하 타살의혹, 김영삼도 직감했을까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2.08.23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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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비서까지도 긴장케 한 의문사 사건…유골과 함께 다시 떠올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지난달 27일이었다. 본지가 연재하고 있는 '민산(민주산악회) 되짚기' 인터뷰를 김기수 김영삼(YS)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할 때였다. 김 실장은 민산 초기 회원들이 몇명 안 될 때 산행에서 YS를 근접 거리에서 보좌한 인물이다. 김 실장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느닷없이 장준하 선생 얘기를 꺼냈다.

"산에 다니는 게 쉽지 않았다. 장준하 선생 사건을 봐라. YS도 그렇게 될 수 있는게 아닌가. 그래서 항상 가까이서 살피는 게 필요했다. 원래 조직에서는 두목이 누구를 죽이라고 직접 얘기하지 않는다. 그냥 '아직도 아무개가 활동하냐'고 부하에게 얘기하면 그 부하는 알아서 그 아무개를 처리한다. 그런 식이 아니냐."

김 실장의 이 발언은 YS와의 산행을 얘기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그다지 심각한 발언은 아니었다. 김 실장이 장 선생이 타살됐다고 말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YS의 최측근도 장 선생의 죽음이 타살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또, YS도 장준하 선생 의문사 사건에 비춰 산행을 하면서 테러를 당할 수 있었겠구나, 하고 생각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는다.

▲ 타살 의혹을 일으키고 있는 장준하 선생 유골 ⓒ뉴시스
김 실장과 인터뷰 한 날로부터 20여 일이 지난 8월 15일 마치 망치에 맞은 것 같은 장 선생의 함몰된 유골 사진이 세상에 드러나며 타살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장 선생의 유골이 공개된 계기도 범상치 않다. 폭우로 고인의 무덤이 훼손되면서 이장을 하게 됐고 우연찮게 유골이 세상에 드러나게 된 것이다.

2003년 대통령소속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장준하 사건 담당 조사관으로 일했던 고상만씨는 22일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에서 "당시 저명한 법의학자인 채종민 교수가 장 선생의 분묘를 개장하여 유골 감정을 실시하자고 했었다"고 밝혔다.

고 씨는 "하지만 이 제안을 두고 유족측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가장 큰 고민은 장 선생과 함께했던 오랜 지인들의 '강력한 반대'였다"면서 "그들은 '박정희 세력이 아직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상황에서 과연 공정한 조사를 장담할 수 있겠느냐'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기억했다.

그는 "어떤 이들은 이것이 또 다른 음모가 아닌지 의심할 정도였다"면서 "결국 여러 가지 많은 논의가 진행되었으나 유족의 입장으로 고려해야 할 많은 요인 속에 망설이다가 끝내 '조사 기간 종료'에 따라 유골 감정 조사 역시 중단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제는 유골이 스스로 드러났다. 때문에, 유골에 대한 감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와 맞물려, 장준하 선생 의문사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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