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측으로부터 "우리가 조사해서 다 알고 있다. (대선에)나오면 죽는다"라고 협박 받았다는 내용이 공개돼 정치권 안팎으로 비상이 걸렸다.

안철수 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는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4일 박근혜 후보 대선기획단 정준길 공보위원의 전화를 받았다"며 "대선 출마 시 뇌물과 여자문제를 폭로하겠다고 협박, 불출마를 종용했다"고 폭로했다.

금 변호사는 이어 "안 원장에게 확인한 결과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한 치의 의혹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것은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이날 금 변호사가 발표한 바로 정 씨는 (안 원장에 대한)협박 전화에서 구체적인 증거를 대지는 않았지만 "안랩(구 안철수연구소) 설립 초창기인 1999년 투자를 받은 것과 관련, 산업은행 투자팀장 강 모 씨에게 주식 뇌물을 공여했다, "안 원장이 목동에 거주하는 음대 출신의 30대 여성과 최근까지 사귀고 있다는 점 등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

금 변호사는 이에 따라 "새누리당 대선기획단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이러한 범죄 사실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공모했는지 공식적으로 밝혀야 한다. 아니라면 대선기획단의 음모와 활동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분명한 입장을 제시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또 경찰의 안철수 원장에 대한 사찰 논란에 대한 의혹도 강하게 제기했다.

금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최근 언론에서 적법한 방법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개인정보를 보도하고 동일한 사안에 대해 동시에 취재가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상당한 의구심이 든다"며 "정 씨의 언동에 비추어 볼 때 정보기관 또는 사정기관의 조직적인 뒷조사가 이루어지고 그 내용이 새누리당 측에 전달되고 있지 않으냐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안 원장 측의 폭로로 말미암은 여론 변화 추이가 심상치 않다. 네티즌들이 故장준하 선생과 안 원장을 연결, 이번 파문에 대해 의문을 가하고 있는 것.

이날 트위터리안들 사이에서 RT되고 있는 내용들을 보면, "새누리당의 안철수 협박, 박정희 유신독재를 비판하던 장준하 선생과 수많은 민주투사도 그런 식으로 협박했겠지", "안철수도 장준하처럼 어찌 될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사찰 협박 소식을 접하니 소름 돋는다. 저들은 충분히 또 죽일 수 있다", "장준하 선생님 일이 안철수에게도 일어나겠구나, 유신이 왜 무서웠는지 공부라도 해서 알아야 한다" 등 이번 사건을 놓고 유신독재 시절이 연상된다고 우려,  정치권의 구시대적 모습에 대한 깊은 불신감을 드러냈다.

앞서 장준하 기념사업회 이준영 사무국장은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1975년 당시 중앙정보부는 장준하 선생에 대한 기록일지를 작성, 일거수일투족을 낱낱이 기록했다"며 "누구와 몇 시에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심지어 장준하 선생의 장례식장에 왔던 조문객 중에 누가 얼마를 냈는지조차 기록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아버지는 타살됐다"고 의문을 가한 故 장준하 선생의 장남 장호권 씨 경우도 "부친의 사인 배경을 조사할 당시 테러를 당하는 등 생명의 위협을 느껴왔다"고 언급, 서슬 퍼런 유신 독재 시절에 대한 씁쓸한 속내를 비쳤다.

재야의 지도자라 불렸던 故장준하 선생은 박정희 정권 시절, 유신체제를 강하게 비판하다 1975년 8월 17일 경기 포천 약사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