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장준하,˝박정희, 한국 인구 많다고…월남 파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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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장준하,˝박정희, 한국 인구 많다고…월남 파병˝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2.10.09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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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이 기록한 장 선생 유세 연설 보니 2012년 대선과 겹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국회 행정안전위 민주통합당 간사 이찬열 의원이 국정감사 기간 준비한 故 장준하 선생 의문사 자료 확인 결과 장 선생에 대한 국가정보원(전 중앙정보부)의 감시는 여러모로 진행됐다. 당시 국정원은 24시간의 감청은 기본, 프락치를 심어놓는 등 다방면을 통해 동향일지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시사오늘
이 의원이 국가기록원에 요청해 받은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2기(2003년 7월~2004년 7월) 자료로는 국정원은 1964년 3월부터 1976년 12월까지 장 선생과 그의 가족들에 대한 동향을 날짜와 시간별로 기록했다.

단, 의문사조사위 2기에서 입수한 위해분자 관찰계획보고는 "공작 필요시 보고 후 조치"(1975년 3월 31일 자)라고 기재된 다음날부터 같은 해 8월 17일까지의 기록은 3급 비밀이라는 공인이 찍혀 있다.

이와 관련 의문사조사위 2기 팀장을 맡았던 고상만 전 조사관이 말한 바로는 국가정보원은 장 선생이 의문의 사체로 발견된 사건 당일 1차 보고 후 추가로 작성된 문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시사 오늘>은 국정원 존안 자료 동향일지를 읽은 중에 장 선생이 신민당 소속이던 1967년 선거 유세에서 어떤 연설을 했는지, 무엇 때문에 박정희 정권을 비판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2012년 18대 대선 모습과 묘하게 겹친다는 것. 그 중 몇 대목을 발췌해본다. 

장준하 선생.ⓒ시사오늘(사진 제공=장준하 기념사업회)
"박정희 씨가 동남아를 순회하고 나서 한국 인구가 많다고 걱정하였는데 나중에 생각하니 큰 재산이었습니다. 그 후 월남파병을 하여 팔아먹었습니다.

여러분 주변의 고관자식이 파병된 사람이 있는지 보았습니까. 병역법을 수차 개정해놓고 병역미필자가 외국유학을 갔는데 그가 바로 국방부 장관 아들입니다.

단돈 2만 원이 없어서 경찰관이 가족을 사살하고 자살했습니다.  또 살기가 곤란해서 경찰관이 강도질까지 하였다는데 잘산다고 생각합니까."
- 국정원 존안 자료 中 신민당 부산 유세 1967년 4월 15일 14시 47분~15시 20분 기록 -

"5.16쿠데타 당시 빚이 1734만 불이었습니다. 자유당 당시는 미국에 4천만 불 흑자를 냈는데 오늘날에는 12억 불이나 빚이 있습니다…각종 공장은 박 정권과의 결탁하에 정치자금을 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비싼 물건을 사야 합니다. 5·16 이후 벼락부자가 많이 생겼습니다.…정부는 통화량을 속입니다. 작년에 692억이라는데 한국은행에서는 464억이라 하였습니다.

박 대통령은 외화를 2억 3천만 불 가지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였습니다. 빚을 얻어다가 아무리 많으면 무엇합니까. 박정희 씨가 일제 광복 운동을 하였다고 하는데 실제 내가 참여하였고 박정희는 만주 일본군에서 장교로 있었습니다.…"
-국정원 존안 자료 中 신민당 안양 유세 1967년 4월 13일 안양 천주교 광장-

여의도 정가 한 인사는 "대기업이 어떻게 생성됐고, 양극화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며 "그때나 지금이나 정치권의 눈속임은 가시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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