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칼럼> 대선 앞두고 저격수는 누구?
스크롤 이동 상태바
<김동성 칼럼> 대선 앞두고 저격수는 누구?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2.10.12 1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치권에서 회자된 유행어 중 ‘묻지마 폭로’ 근절돼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동성 자유기고가)

대통령선거가 치러지는 계절이면 늘상,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각 당이 후보에 대한 파상적 공세를 펼치는 것이다. 이는 간혹 ‘검증’이라는 말로 미화돼 정국에 파장을 부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유권자인 국민이 나라의 운명을 짊어질 대통령 후보에 대해 ‘묻지마 투표’를 할 수 없는 만큼, 후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권을 쥐면 나라를 통째로 쥐는 정치 풍토상 정당과 후보들의 마음은 결코 깨끗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의구심도 든다.
 
사실 이러한 이유로 향후 대선을 준비하는 각 당에는 긴장감이 흐른다. 검증이 도를 넘어 확인되지 않은 흑색 정보나 치부만을 집중 부각하는 네거티브가 판을 치는 현실이라는 점은 말하지 않아도 알 만하다. 그런데, 이러한 선거 풍토에 또 하나의 독특한 문화가 존재한다는 점은 가뜩이나 팽팽한 긴장에 날선 면도날을 들이대는 것으로 비유되는 경우도 있다.
 
선거의 판세를 일거에 바꾸는 이른바 ‘한 건’을 노린 저격수들의 활약이 그것. 좋은 말로 해서 이들은 후보가 가진 어두운 측면, 그 중에서도 특히 어두운 부분을 골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경향을 주로 보여왔다.
대선을 앞두고 나서는 이들 저격수들의 주요 표적과 메뉴도 비교적 다양하다는데 각 진영이 대처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기성 정치인 출신의 후보라면 정치적 실책은 물론이고, 개인사적 치부에 이르기까지 저격수들에게는 좋은 사냥거리다. 어디 이뿐인가?
 
소위 ‘대선 저격수들’은 후보의 돈 문제를 포함해, 심지어 여성 편력과 가정사 등까지 들추며 도덕적 심각성에 경종을 울려준다. 정보의 내용이 사실이고 후보에게 최고 지도자로서의 자격에 흠이 있다면 이는 유권자의 이해를 돕는 선행으로도 여겨질 법하다.
 
그러나, 불행히도 현실은 그렇지 않은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한동안 정치권에서 회자된 유행어 중 ‘묻지마 폭로’는 이들 저격수들의 용도와 의도가 어떠한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다.
 
사실이 정확히 파악하지 않은 채 ‘터뜨리고 보자’는 식의 폭로로 갈길 바쁜 후보의 발목을 잡거나 심지어 선거 판세를 일시에 바꾸는 경우도 있어왔다. 유권자들이 사실을 확인할 때쯤 이미 선거는 끝났고 당선자가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묻지마 폭로’와 함께 큰 문제로 여겨지는 것이 있다. 이러한 저격수들의 활약에 간혹 유권자인 국민이 현혹된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대로 선거 기간에 비해 진실이 밝혀지는 시간은 턱없이 부족해 유권자의 반응이 급속히 빨라진 현재의 선거에서는 승부를 결정하는 주요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문제시해야 할 것은 정치권의 자극적 공세에 일부 유권자들이 단순하게 빠져든다는 점이다. 올 대선도 이러한 현상은 충분히 예견된다. ‘어떤 후보에게 숨겨둔 자식이 있다’거나, ‘어떤 후보가 재산을 은닉했다’거나, 하는 것들이다.
 
이성적 선거 문화를 위해 정치권, 유권자 모두가 지혜로운 판단을 해야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월요시사 편집국 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