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맞바꾼 정수장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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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맞바꾼 정수장학회?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2.10.22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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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스스로 작성한 게 화근? 여야 쓴소리 빗발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정수장학회 입장을 표명한 뒤로 벼랑 끝에 몰린 분위기다.

박 후보는 21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기존 입장과 달라진 점 없이 정수장학회 비판은 야당의 네거티브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가장 문제가 된 건 정수장학회가 강제 헌납된 게 아니라고 부정한 대목이다. 이는 강압성을 인정한 법원 판결에 반하는 것이어서 파장은 더욱 컸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월 정수장학회 전신인 부일장학회 故 김지태 씨 유족들이 낸 소송 관련, "국가의 강압에 의해 주식을 증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한 바 있다.

따라서 박 후보는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보다 자신의 주관적 판단을 더 신뢰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받게 됐다.

박 후보는 정수장학회 파문의 불씨였던 MBC 지분 매각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또 최필립 이사장 퇴진 요구 대신 이사진 스스로 알아서 하면 된다고 말해 감싸주기에 급급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히 정수장학회 운영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어찌 됐든) 논란이 되고 있으니 이사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라고 한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는 분석이다.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면 적극 반박하면 될 일이지, 왜 물러나는 태도를 취하냐는 것이다.

ⓒ뉴시스.
이런 까닭에 여야 막론, 정치권 안팎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박 후보의 이번 기자회견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며 MBN 뉴스에 출연, "불을 끈 게 아니라 재점화시켰을 뿐"이라고 혹평했다. 이어 조심스럽긴 하지만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 거로 예측했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며 유감의 뜻을 표했다.

민주통합당 역시 "박 후보는 입으로는 미래를 말하면서 몸과 생각은 과거 유신 공주 시절에 머물고 있는 불행한 모습"이라고 힐난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도 "대통령도 한 사람의 국민이다. 상식과 법을 존중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박근혜 후보와 같은 인식으로는 새로운 미래, 소통하는 대한민국을 열수가 없다"고 단언했다.

故 김지태 씨 유족들 또한 박 후보가 김지태 씨를 부정축재자로 규정하고, 강제 헌납된 게 아니라는 등 사실을 날조, 명예를 훼손했다며 소송을 제기할 거라고 밝혔다.

한편, 박 후보가 스스로 기자회견문을 작성한 것이 화근을 낳았다는 지적도 들린다. 이와 함께 대통령직과 맞바꿀 정도로 정수장학회를 지키고 싶었던 것이냐는 내부의 쓴소리들도 잇따르고 있다.

대선이 59일로 앞당겨졌다. 박 후보의 앞날이 밝지 않은 가운데 위기국면을 맞은 그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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