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CJ, ‘호암 추모식’ 놓고 신경전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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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CJ, ‘호암 추모식’ 놓고 신경전 가열
  • 권지나 기자
  • 승인 2012.11.14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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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가족행사 없다" 일방통보에 CJ, "어의없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지나 기자]

올 2월부터 故 이병철 선대회장의 차명 재산을 놓고 법적 소송을 진행 중인 삼성그룹과 CJ그룹이 이 회장의 추모식(19일)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정문 출입금지', '한옥 사용금지' 등 사소한 문제를 놓고 대기업이 전면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대내외적으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 호암재단은 지난 6일 이병철 회장의 추모식과 관련해 CJ그룹에 가족 행사가 따로 없으며, 타 그룹의 정문 출입 불가, 선영내 한옥 사용 불가 등의 내용을 CJ 측에 통보했다.

▲ 故 이병철 선대회장의 추모식(19일)을 둘러싸고 삼성과 CJ 간 갈등을 빚고 있어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뉴시스
이와 관련해 CJ그룹은 단단히 뿔이 난 모습이다.

CJ 측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가족 간 사전 조율 없이 이뤄진 삼성의 통보는 가족 행사를 통해 선대 회장의 업적과 뜻을 기리자는 추모식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으로 심히 유감스럽고 안타깝다”며 “삼성 측이 정문 출입을 막고 제수(제례에 쓰는 음식) 준비에 필수적인 한옥을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삼성 이건희 회장, CJ 이재현 회장 등 가족들은 지난 24년간 정문·한옥을 통해 선영을 참배해 왔고 맏며느리인 손복남 CJ 고문은 한옥에서 제수를 준비해 왔다”며 “뒷문으로 왔다가라”는 삼성의 통보는 사실상 다른 형제와 그 자손들의 정상적인 선영 참배를 막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측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병철 선대회장 추모식과 관련해 호암재단이 선영 참배를 막은 적이 없음에도 CJ가 사실과 다른 주장을 일방적으로 한다”며 “올해 선대회장 추모식은 그룹별로 진행하기로 하고 호암재단이 각 그룹에 설명 및 참배 안내를 했으며 한옥은 선영 참배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또 한옥의 출입금지와 관련해서는 한옥(이병철 회장의 생전 가옥)은 영빈관으로 사용하는 주거시설로, 제수를 준비하는 곳이 아니며 제수와 제기(제사 때 사용하는 그릇 등 물품)는 삼성이 준비한다고 사전에 알려줬기 때문에 한옥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 측은 CJ 관계자의 출입을 막았다는 주장에 대해서 “선영에는 정문으로 불리는 곳이 없으며, 선영에서 가장 가까운 진입로를 안내해준 것이다”며 “삼성 사장단도 매년 이 진입로로 출입해 왔다”고 반박했다.

한편 CJ그룹은 “예년처럼 정문과 한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호암재단을 통해 요청한 상태이며, 추모식과 별개로 집에서 치러지는 제사는 장손 이재현 회장이 지내왔기 때문에 올해도 변함없이 지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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