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향기 담배’, 청소년 흡연 조장?… 돈벌이 먹잇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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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향기 담배’, 청소년 흡연 조장?… 돈벌이 먹잇감
  • 강정화 기자
  • 승인 2012.11.14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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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담배 3종 출시후 매출 급격히 상승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강정화 기자]

최근 KT&G(사장 민영진)가 출시한 ‘향기 담배’가 청소년을 잠재적 고객으로 타깃 삼은 ‘미끼 상품’이라는 주장과 함께 청소년들을 유혹하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KT&G ‘향기 담배’ 제품은 지난 7월 초 출시됐다. 이 담배는 특색 있는 커피향으로 소비자들에게 각인되며 레종카페 6㎎은 출시 이후 100일 만에 655만 갑 판매를 돌파했다.  그야말로 호황인 셈이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건강을 볼모로 한 KT&G의 매출 증대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유는 향기담배가 이미 외국에서는 청소년들 사이에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철 지난 상품이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향기담배 수집열풍이 불었던 때가 있다. 지난 2005년 일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해외에서 수입된 과일 캔디 등의 담배가 판매됐는데, 청소년들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심지어 2009년 향기담배를 구하기 어렵게되자 한 청소년이 편의점에서 담배를 훔치다 걸려 사회문제로 비화된 바 있다.

김은지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사무총장은 "향기담배는 담배의 유해성을 잊게 한다. 흡연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드는데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이런저런 비판에 직면했던 향기담배를 KT&G가 하반기들어 시판한 것. 벌써 3종의 향기담배를 출시했다.

▲ KT&G(사장 민영진)은 최근 출시된 향기담배로 인해 “청소년들의 흡연에 대한 호기심을 키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뉴시스
KT&G는 이미 지난해부터 ‘향기 마케팅’을 시작했고, ‘보헴시가 모히또 스노우팩’라는 향을 내는 제품을 내놨다. KT&G는 이 제품이 젊은 흡연자들의 소비 트렌드와 맞아 떨어지며 인기를 끌자 향기담배를 본격적으로 시판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에는 레종카페 6㎎과 사과향을 내는 천연 멘솔담배 ‘에쎄센스 애플민트’ 제품이 출시됐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레종카페의 1㎎ 제품까지 선보이며 수를 계속 늘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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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향기담배가 국내 청소년들의 흡연율이 높아만 가는 상황에서  흡연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유발한다는데 있다. 청소년의 흡연은 성장기 건강은 물론 장기적으로 경제ㆍ사회적으로도 위험성이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15년째 담배를 피우는 한 애연가는 “향기 담배들이 사실상 젊은 층을 겨냥한 상품이라는 KT&G의 주장에 대해 이견은 없다”면서 “하지만 청소년들은 담배회사에게 ‘미래의 잠재 고객’이라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지적했다.

선진국의 경우 ‘향기 담배’의 유해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 아예 ‘향기 담배’를 제조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09년 미 의회가 입법한 가족 흡연 금지 및 담배 통제법에 의해 ‘향기 담배’를 제조하는 회사에 제재를 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에 KT&G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KT&G 관계자는 “청소년 흡연 문제는 법, 제도상의 문제지 향기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담배는 성인 기호품이기때문에 청소년 흡연, 호기심 유발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외국의 부정적인 사례는 오히려 긍정적인 예를 가린 것”이고 “기호품에 대한 다양성 확대는 당연한 마케팅”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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