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제3의 일진제강 나와선 안돼”…수출 보험금 소송 ‘하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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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제3의 일진제강 나와선 안돼”…수출 보험금 소송 ‘하세월’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3.06.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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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대금 떼인 일진제강, 상업신용보험 가입혜택 못 봐
보험사, 접수·지급 거부…거래자 간 다툼 여지 있어 불가
2016년 미국 소송전 시작됐지만…7년째 답보 상태 놓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일진제강이 다국적 보험사인 율러 허미스로부터 7년째 수출 보험금을 받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사진은 금융감독원 앞에서 일진제강 임직원이 1인 시위를 벌이는 모습. ⓒ 일진제강
일진제강이 다국적 보험사인 율러 허미스로부터 7년째 수출 보험금을 받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사진은 금융감독원 앞에서 일진제강 임직원이 1인 시위를 벌이는 모습. ⓒ 일진제강

일진제강이 다국적 보험사인 율러 허미스로부터 7년째 수출 보험금을 받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미국 지방 법원에서 소송을 벌이곤 있지만, 여지껏 변론기일조차 잡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수출 기업들이 믿고 가입하는 상업신용보험의 맹점이 드러난 만큼, 사회적 관심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21일 일진제강에 따르면, 회사는 국내 금융감독원 앞 1인 시위 전개와 더불어, 소송이 진행 중인 미국에서의 법적 대응 수위를 높이는 등 7년째 받지 못한 수출대금 회수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일진제강은 회사 미국법인(일진제강USA)과 다국적 보험사인 율러 허미스 간의 다툼으로 국내 소송 건은 아니지만, 국내 수출 기업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문제여서 공론화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일진제강USA는 2015년 미국 텍사스주 석유 가스 개발기업(E&P) 3곳에 유정용 강관을 수출한 바 있다. 당시 대금 회수를 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하고자, 율러 허미스 상업신용보험에 가입했다. 보험료만 40만 달러(5억 원 상당)였다. 

상업신용보험은 기업간 거래에서 상대 부실로 수출 대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등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이를 보험사가 대신 지급해주는 상품이다. 보험사의 경우엔 해당 채무 기업에 구상권을 청구해 지급 손실을 메우게 된다.

일진제강은 마침 상업신용보험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과 마주하게 됐다. 유정용 강관을 수출했던 3개 업체로부터 돈을 받지 못했기 때문. 유가 하락으로 해당 3개사에 심각한 부실이 발생하면서 미수금이 발생했다. 이에 일진제강은 율러 허미스 미국 법인에 보험사고 발생을 통지하고, 채무 기업들과 협상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율러 허미스가 지급 신청 접수를 거부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미수금 채권 관련 당사자 간 다툼이 있는 지급 거부 및 지연의 경우에 해당된다는 이유를 든 것이다. 특히 관례 상 채무기업이 파산 등으로 지급 불능에 빠진 경우에 한해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자체 해석을 내세워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결국 일진제강은 2016년 6월 미국 텍사스 주 헤리스 카운티 지방법원에 율러 허미스와 보험에이전트를 상대로 미지금 보험금과 손해 배상금액을 더한 630만 달러(약 80억 원)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다만 이마저도 진척이 나지 않아 일진제강 입장에선 애만 태우는 상황이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인해 미국 지방법원에서 재판이 제때 열리지 못한 데다, 변론기일을 정하는 것마저도도 차일피일 미뤄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게 일진제강 측 주장이다. 율러 허미스와의 입장 차가 너무 큰 데다, 법원 조정안에 대해서도 답변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일진제강 법무 담당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수출 기업들의 대금 회수 리스크를 낮춰준다는 수출 보험금 상품이 오히려 보험사의 지급 거부로 기업의 피해를 키우고 있다”며 “그나마 3곳 중 1곳으로부터 미지급금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회사가 직접 소송과 합의에 나서 겨우 받아낸 것이지, 보험사의 노력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로라하는 다국적 보험사를 믿고 상품에 가입했는데도 이러한 일을 겪고 있다. 또 다른 수출 기업들이 비슷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미국 내 소송에 적극 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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