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칼럼> 권력교체기, 정치권의 이합집산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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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칼럼> 권력교체기, 정치권의 이합집산을 보며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2.11.3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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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과 실리가 적정하게 어울리는 결합으로 마무리돼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동성 자유기고가)

대통령 선거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한국 정치권에서 드러나는 전형적인 사례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굳이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의 일종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눈살이 찌부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제는 마치 정치 문화의 한 형태처럼 굳어진 소위 ‘단일화’라는 이름의 세력간 이합집산과 지지 선언 등을 통한 합종연횡 등의 모습이 그것이다.
 
실제로 여야 정치권은 대선 후보 등록일에 앞서 세력간, 인물간 힘을 합치는 모습을 공히 보여줬다.

야권에서 자웅을 겨루며 한 사람의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단일화 논란이 안철수 전 후보의 눈물 섞인 ‘양보’로 극적 합의에 이르던 날, 여당인 새누리당도 지난 대선을 통해 딴 살림을 차렸던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를 영입해 세를 모은 바 있다.
 
이들간 힘 모으기가 법률적으로나 도의적으로 논란이 될 정도로 혼탁하게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흡사 선거에 앞서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질 정도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은 한번쯤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우선 안철수 전 후보의 양보로 끝을 맺은 야권의 단일화 과정을 살펴보자. 안철수 전 후보의 출현이 너무나 갑작스럽긴 했지만, 정치 쇄신을 바라는 민심이 반영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민주당 경선을 통해, 제1야당 후보가 된 문재인 후보 역시, 도덕적 우위를 바탕으로 군소 후보들의 도전을 막아내며 대선 고지를 향한 사례다.
 
당초 이들 양대 후보간 단일화를 일러 ‘아름다운 단일화’라는 수식어를 붙여야 한다는 말이 있었을 만큼, 대선 정국에 최대 관심사였던 것. 그러나 결과는 이와는 크게 다른 모양새를 내비치며 막을 내려야 했다.

이 과정에서 양 캠프는 끊임없는 신경전과 불협화음을 노출하기도 해, 안 전 후보가 밝힌 사퇴 이유를 떠나 결과적으로 표심에는 선택의 폭을 줄이는 형태로 나타나게 됐다.
 
다수 여론조사에 따르면 종전 안 전 후보 지지층이 문재인 후보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이동한 것도 사실이지만, 어느 후보나 정파도 선택하지 않는 이른바 ‘부동층’이 크게 늘었다는 사실이 이를 잘 반영한다.
그렇다면 같은 날, 보수성향의 이회창 전 대표 등을 영입한 여당은 어떠한가? 이 전 대표는 본래 새누리당이 한나라당이던 시절, 대선 후보를 두 차례나 지낸 거물 중의 거물이다. 하지만, 이 전 대표가 지난 17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을 떠나 자유선진당을 창당하고 세 번째 대권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이번 입당이 조금은 어색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오는 대선의 승부처인 충청권을 잡기 위해 이 전 대표의 입당을 추진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자칫, 명분 보다는 실리만을 바라본 정략적 결합으로 여겨질 법한 대목이다.

‘초록은 동색(同色)’이라는 옛말이 있듯, 성향이 같은 세력간, 인물간 협력은 불필요한 마찰을 없애고 유권자의 선택을 한결 수월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권력 교체기에 맞춰 벌어지는 정치권의 이러한 모습은 어쩌면 권력만을 바라보는 우리 정치인 얄팍한 상술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에 직면할 여지도 있다.

명분과 실리가 적정하게 어울리는 결합으로 마무리돼야 할 것이다. <월요시사 편집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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