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토막>박근혜 눈물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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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토막>박근혜 눈물의 역사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2.12.04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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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지기 보좌관 발인식에서 오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지난 2일 강원도 유세를 수행하다 교통사고로 숨진 고(故)이춘상 보좌관의 발인에 참석, 눈물을 흘렸다.

그 동안 박 후보의 눈물은 그 의도와 상관없이 정치적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지난 2004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표 시절 총선을 앞두고 TV 광고에 나와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며 눈물로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당시 박 대표의 눈물 때문 만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한나라당은 바닥까지 떨어진 지지율에서 다시 일어나 개헌 저지선 의석수를 확보했다.

2005년 말 박 후보는 역시 당 대표로서 '사학법 장외투쟁'을 이끈다. 하지만, 당 내에선 반발이 적지 않게 일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의원총회 장에서 잠시 울먹이며 자신의 진정성을 호소했다. 박 후보가 연설 도중 잠시 목이 메인 듯 말을 잇지 못하자 장내는 숙연해지며 박 후보의 뜻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곧바로 수그러들었다.

▲ 눈물 닦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뉴시스
박 후보의 눈물이 가장 논란이 됐던 건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일 것이다.

박 후보와 경쟁을 벌였던 이명박 후보측 장광근 대변인은 "8월14일 대구연설회와 8월15일 대규모 추도식에서 '박 후보 눈물 호소설'이 떠돌고 있다"며 "'악어의 눈물' '노무현의 눈물'로 이어지는 눈물 시리즈에 '박근혜의 눈물'을 더하려는가"라고 박 후보의 눈물을 경계했다.

당시 두 후보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던 터라 이 후보측으로서는 박 후보가 故육영수 여사 추도식에서 눈물이라도 보일 경우 동정심을 일으키며 표가 쏠릴 것을 걱정했던 것이다.

이에 당시 박 후보측 이정현 대변인은 "이명박 후보가 이렇게 잔인하고 비정하고 비인간적이고 천륜을 짓밟는 사람이었느냐"며 "박 후보가 어머니 추도식에서 눈물 흘리는 것조차 이 후보는 정치적으로 막고, 비난하고, 음해의 대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는 또 "육영수 여사 장례식장에서 박정희 대통령 국장 현장에서 정든 청와대를 뒤로 하고 떠나오면서도 박근혜는 좀처럼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며 "박근혜 후보는 여자이지만 이명박 후보처럼 그렇게 눈물을 팔아서 표를 훔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 박 후보는 평소 눈물을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고엽제 환자 모임에 참석해 눈물을 흘리고, 천안함 희생자 조문 때 한참 동안 남모르게 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박 후보가 이번에는 별 부담없이 눈물을 흘렸다. 15년지기 자신의 보좌관이 세상을 떠난 마당에 그의 눈물을 놓고 어느누가 시비를 걸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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