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지난 2일 강원도 유세를 수행하다 교통사고로 숨진 고(故)이춘상 보좌관의 발인에 참석, 눈물을 흘렸다.
그 동안 박 후보의 눈물은 그 의도와 상관없이 정치적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지난 2004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표 시절 총선을 앞두고 TV 광고에 나와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며 눈물로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당시 박 대표의 눈물 때문 만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한나라당은 바닥까지 떨어진 지지율에서 다시 일어나 개헌 저지선 의석수를 확보했다.
2005년 말 박 후보는 역시 당 대표로서 '사학법 장외투쟁'을 이끈다. 하지만, 당 내에선 반발이 적지 않게 일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의원총회 장에서 잠시 울먹이며 자신의 진정성을 호소했다. 박 후보가 연설 도중 잠시 목이 메인 듯 말을 잇지 못하자 장내는 숙연해지며 박 후보의 뜻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곧바로 수그러들었다.
박 후보의 눈물이 가장 논란이 됐던 건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일 것이다.박 후보와 경쟁을 벌였던 이명박 후보측 장광근 대변인은 "8월14일 대구연설회와 8월15일 대규모 추도식에서 '박 후보 눈물 호소설'이 떠돌고 있다"며 "'악어의 눈물' '노무현의 눈물'로 이어지는 눈물 시리즈에 '박근혜의 눈물'을 더하려는가"라고 박 후보의 눈물을 경계했다.
당시 두 후보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던 터라 이 후보측으로서는 박 후보가 故육영수 여사 추도식에서 눈물이라도 보일 경우 동정심을 일으키며 표가 쏠릴 것을 걱정했던 것이다.
이에 당시 박 후보측 이정현 대변인은 "이명박 후보가 이렇게 잔인하고 비정하고 비인간적이고 천륜을 짓밟는 사람이었느냐"며 "박 후보가 어머니 추도식에서 눈물 흘리는 것조차 이 후보는 정치적으로 막고, 비난하고, 음해의 대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는 또 "육영수 여사 장례식장에서 박정희 대통령 국장 현장에서 정든 청와대를 뒤로 하고 떠나오면서도 박근혜는 좀처럼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며 "박근혜 후보는 여자이지만 이명박 후보처럼 그렇게 눈물을 팔아서 표를 훔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 박 후보는 평소 눈물을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고엽제 환자 모임에 참석해 눈물을 흘리고, 천안함 희생자 조문 때 한참 동안 남모르게 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박 후보가 이번에는 별 부담없이 눈물을 흘렸다. 15년지기 자신의 보좌관이 세상을 떠난 마당에 그의 눈물을 놓고 어느누가 시비를 걸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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