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 치료제 설전 GC녹십자 vs. JW중외제약…“환자만 불안하다”
스크롤 이동 상태바
혈우병 치료제 설전 GC녹십자 vs. JW중외제약…“환자만 불안하다”
  • 손정은 기자
  • 승인 2023.08.23 16: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GC녹십자 "'헴리브라'의 혈전 이상 사례 보고율 자사보다 2.83배 높아"
JW중외제약 "제시한 이상 사례는 전체 수집 안 돼…누락 자료 확인 불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최근 GC녹십자가 쏘아 올린 A형 혈우병 치료제 이상 사례 보도자료로 제약업계가 뜨겁다. ⓒ픽사베이
최근 GC녹십자가 쏘아 올린 A형 혈우병 치료제 이상 사례 보도자료로 제약업계가 뜨겁다. ⓒ픽사베이

최근 GC녹십자가 ‘A형 혈우병 치료제 이상사례’ 불꽃(?)을 쏘아 올리면서 제약업계가 뜨겁다. 저격 대상이 된 JW중외제약이 GC녹십자의 주장에 반박, 날선 설전을 펼치면서 환우들의 불안감만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지난 21일 미국출혈장애학회(BDC) 참가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해당 보도자료에서 GC녹십자는 JW중외제약의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의 혈전 이상사례 보고율이 자사 혈우병 치료제와 동일한 형태의 '8인자제제'보다 2.8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주장의 근거로, 자사 연구진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약품 이상사례보고시스템(FAERS)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를 제시했다. 그 결과, 헴리브라 투여 후 발생한 이상사례 총 2383건 중 혈전 이상사례는 97건으로 전체 이상사례의 4.07%를 차지한 반면, 8인자제제는 1.44%에 그쳤다는 것. 이에 따라 헴리브라와 8인자제제 투여군의 혈전 이상사례를 비교했을 때 헴리브라의 혈전 이상사례 보고율이 8인자제제보다 2.83배 높게 나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GC녹십자는 유럽의약품안전관리시스템 데이터베이스(Eudravigilance database)를 이용한 연구에서 헴리브라 투여 후 발생한 혈전 이상사례 보고율이 EHL 8인자제제(반감기연장제제)보다 약 2.77배 높게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를 접한 JW중외제약은 바로 이튿날 입장문을 내고 반박하고 나섰다. JW중외제약은 "녹십자가 발표한 데이터의 출처인 FDA FAERS는 자발적 이상사례보고시스템으로, 전체 약제의 이상사례가 모두 수집되지는 않는다"며 "이상 사례의 중복과 보고가 누락된 이상 사례 등은 확인할 수 없는 자료"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제품 간 이상반응 발생률을 비교하려면 각 제품의 총 투여 환자 수 대비 이상사례 발생 수가 필요한데, GC녹십자는 이 숫자가 아닌 전체 이상사례 수인 2383건 대비 혈전 이상사례를 계산해 비약적 해석으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미국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4분기 기준 헴리브라 51%, 8인자제제 49% 정도로 비슷한 상황에서 전체 이상사례 수는 8인자제제가 9324건으로 헴리브라에 비해 3배 이상 많다고 첨언했다. 혈전 이상사례도 8인자제제의 경우가 134건으로 더 많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중대한 이상반응에서도 8인자제제 쪽이 더 많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같은 데이터에서 조사된 중대한 이상반응은 헴리브라 2383건 중 1545건(64.8%), 8인자제제 9324건 중 7675건(82.3%)으로 숫자와 비율 모두 8인자제제에서 높게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각 제품의 출시 시점, 작용기전, 보고 기준 등이 다른 점을 고려하지 않고 경쟁사 약을 직접 언급하며 공식적으로 폄하하면서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혼란을 주는 이 같은 행위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두 회사의 설전으로 인해 환자들의 불안감만 증폭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환자들 입장에선 이번 설전으로, 생명과 직결된 치료제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고 불안감이 커졌기에 회사들이 제시한 사실관계의 명확한 확인이 필요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 폄하나 서로 간의 설전보다 치료제 안전성 확보로 환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먼저"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GC녹십자 측은 "이번 연구 발표 또한 특정 회사의 제품의 안전성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폄하하고자 함이 아니다"라며 "다양한 혈우병 신약 출시 속에서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실제 의료현장에서의 안전성을 확립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연구자적 관점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 편의점, 홈쇼핑, 제약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매순간 최선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