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어려워도 해외 건설 수주액은 20%↑…인프라 수요에 금리 안정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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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어려워도 해외 건설 수주액은 20%↑…인프라 수요에 금리 안정 ‘호재’
  • 정승현 기자
  • 승인 2023.09.14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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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8월 해외 건설수주액, 전년동기 대비 19.9% 증가
인프라 수요 증가 영향 커...금리 안정에 하반기 전망 밝아
계열사 일감 의존은 숙제...원자재 인플레이션 영향도 관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승현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난 2020년 카자흐스탄에 준공한 카라바탄 복합화력발전소 전경. 본문과 무관. ⓒ 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난 2020년 카자흐스탄에 준공한 카라바탄 복합화력발전소 전경. 본문과 무관. ⓒ 두산에너빌리티

한국 건설사가 해외 건설시장에서 일감을 늘려가고 있다. 플랜트 건설 사업 수주 증가가 주효했다. 그룹 계열사 일감을 통해 수주를 늘린 곳도 있었다. 주요 금리인상 국면이 마무리되며 해외 건설경기가 회복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까지 해외 건설수주 200억불대…현대건설, 플랜트 50억불 수주


올해 건설사의 해외 수주량은 증가 추세를 보였다. 해외건설협회가 지난 8일 발표한 2023년 8월 해외건설 월간 수주통계에 따르면, 1월부터 8월까지의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약 219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9.9% 늘어났다. 공사건수도 53건 늘어난 402건을 기록했다.

해외 수주가 국내 수주와 비교해 눈에 띄게 늘어난 곳은 현대건설이다. 올해 상반기 수주금액은 전년동월 대비 3배 가까이 오른 약 11조4000억 원으로 집계된다. 국내 수주가 절반 가까이 줄어든 9조3000억 원에 그친 것과는 대조된다. 지난 6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미랄 석유화학플랜트 사업을 약 50억 달러에 수주하는 등 중동시장에서 선전한 덕이다.

이외에도 두산에너빌리티는 8억 달러 규모의 투르키스탄 복합화력 발전소 건설 사업을 수주했고, 대우건설은 리비아에 ‘패스트 트랙 발전 사업’으로 불리는 가스화력발전소 공사 프로젝트를 비슷한 금액으로 따냈다. 삼성물산은 6억 달러 상당의 대만의 푸본빌딩 건설 사업을 6월에 수주해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프라 수요 증가로 해외 건설 활성화…하반기엔 금리 안정 더해져 ‘파란불’


해외 수주가 늘어난 배경으로는 인프라 수요 증가가 꼽힌다. 실제로 올해 세계 건설시장에선 인프라 분야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인프라 시장 비중은 33.6%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글로벌 산업 전반에서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시급해진 만큼, 인프라 투자가 활성화하고 있다. 화석에너지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이하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인프라 시장 규모는 2025년 5조7400억 달러, 2030년 7조9400억 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하반기 추가 호재도 거론된다. 당장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달러의 금리 인상을 억제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상황이다. 금리가 안정세에 접어들면 올해 하반기 경기 회복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해외경제연구소는 지난 6월에 발간한 ‘2023년 상반기 해외건설 산업 동향’ 보고서를 통해서도 올 한해 건설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4.4% 증가한 14조100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룹 계열사에 수주 의존하는 한계도 있어


업계는 건설사들이 해외 수주 확대를 이루곤 있지만,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이다. 일감 대부분을 계열사에서 얻은 곳들이 많아서다. 여기에 국제적 인플레이션 상황도 부담을 안기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총 58억 달러를 해외에서 수주했는데, 대부분 금액이 삼성전자의 텍사스 테일러 반도체공장 공사에서 나왔다. 대만 푸본빌딩 프로젝트를 뺀 나머지 52억 달러가 해당 공사 분이다.

현대엔지니어링도 22억 달러 규모의 일감 중 20억 달러가량을 그룹 내에서 획득했다. 지난 7월 현대차와 SK온,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협력해 조성하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과 현대차 미국 법인이 세우는 전기차 및 배터리 공장 건설 일감을 수주했다. SK에코엔지니어링도 약 18억 달러 규모의 해외수주 가운데 SK의 2차전지 사업을 위한 공장이 17억6000억 달러나 차지했다.

국제적 인플레이션 상황에 따른 수익성 확보도 숙제로 지목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8월 건설시장 동향을 보면, 건설 산업 필수 자재인 시멘트와 레미콘 가격은 15~18%대의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업계는 프로젝트 선별 수주와 해외 역량 제고로 원가 상승 장벽을 극복하는 게 중요해졌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중동, 아시아 등 주력 시장 내에 경쟁력을 보유한 건축, 토목, 플랜트 상품을 중심으로 프로젝트별 현실성, 수익성 등을 고려해서 수주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有備無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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