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매각설 또 고개…‘高배당·대표 자사주 매입 추진’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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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 매각설 또 고개…‘高배당·대표 자사주 매입 추진’ 갸우뚱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3.10.2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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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제고 일환…IB, 대주주 리스크 잠재매물 취급
하나금융, KDB생명 인수 전격 포기…동양생명 인수 포석?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최근 IB업계에서 매각설이 또다시 나오고 있는 동양생명 로고. ⓒ동양생명

동양생명이 고금리 등 불리한 업황 속에서도 고배당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대표 자사주 매입, 대주주 리스크 등으로 매각설이 또 다시 거론되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 2524억원을 시현하며 반기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고배당 정책과 매각설이 경영진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동양생명 IR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호실적은 보장성 신계약 성장과 투자수익률 개선이 견인했다.

올 하반기의 경우 고금리 장기화 등 영향으로 당분간 생명보험업계 부진이 예상되지만, 증권가는 동양생명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면서 향후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동양생명 목표주가를 기존 4000원에서 4900원으로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정 연구원은 지난 11일 발간한 동양생명 분석 리포트를 통해 “실적 부진에도 배당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충족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경영진의 주주환원 의지가 확인되면서 배당가능이익만 확보된다면 시장 기대치를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동양생명은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 배당성향 30% 목표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다만 동양생명도 다른 생보사처럼 단기적인 실적부진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정 연구원은 내다봤다.

이처럼 증권가에서 동양생명 고배당 기조에 대한 긍정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IB업계에서는 회사 매각설이 급부상하면서 향후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동양생명이 사모펀드 쪽에 매각될 경우 투자금 회수를 위한 영업전략으로 금융소비자 불편 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동양생명은 IB업계에서 그동안 잠재매물로 취급돼 왔다. 대주주 리스크 때문이다 앞서 2022년 말 기준 동양생명 최대주주는 중국의 다자생명보험으로 지분 42.01%를 보유하고 하고 있다. 2대주주 역시 중국의 안방그룹홀딩스다. 동양생명 매각설은 앞서 2019년 중국정부 주도의 안방그룹 지배구조 개편 당시에도 불거진 바 있다. 당시 중국정부는 안방그룹의 자산을 다자보험그룹(다자생명보험 대주주)으로 흡수하는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이는 안방그룹 경영진의 비위가 확인되면서다.

최근에는 동양생명 저우궈단 대표이사가 자사주 매입을 하면서 매각설에 또 한번 군불을 지폈다. 저우궈단 대표는 지난 9월 26일과 27일 보통주를 장내 매수 형태로 각각 2만주와 1만5000주를 취득했다. 이에 따라 저우궈단 대표의 보유주식은 총 5만5000주로 늘었다.

통상적으로 회사 대표의 자사주 매입은 통상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행보로 읽힌다. 하지만 동양생명의 경우 외국계 자본이 들어온 상황에서 외국인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매각을 앞두고 몸값 키우기 전략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자사주 매입으로 기업가치 하락을 방어하면서 협상 테이블에 나서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더해 최근 하나금융지주의 KDB생명 인수가 최종 불발되면서 IB업계 일각에서는 동양생명 매각설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앞서 하나금융지주는 KDB생명 우선협상대상자로 적극적으로 인수를 추진해왔으나 지난 18일 최종적으로 인수 포기 의사를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과 KB금융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보사 부문이 취약한 하나금융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M&A를 아예 포기한 건 아니라고 본다. 이 때문에 이번 인수 포기를 두고 KDB생명에 비해 기업가치가 높은 동양생명 인수를 염두에 둔 결정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다만, 당장 매각 여부를 논의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는 게 IB업계의 시각이다. 언젠가 이뤄질 일이지만, 수순상 동양생명 매각은 상대적으로 후순위라는 설명이다. 동양생명의 최대주주인 다자보험그룹이 ABL생명 매각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앞서 동양생명은 지난 5월 24일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설에 대해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의 해외자산에 대한 분석 및 평가를 진행 중이나 당사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기조는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향후 재공시는 한달 뒤인 오는 11월 23일 이뤄질 예정이다. 단, 구체적 사항이 결정된 경우 동양생명은 즉시 해당 내용을 공시해야한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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