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건설시장, 공공 양호·민간 부진…“공공 건설 역량으로 위기 헤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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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건설시장, 공공 양호·민간 부진…“공공 건설 역량으로 위기 헤쳐야”
  • 정승현 기자
  • 승인 2023.11.01 1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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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연구원 ‘2024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 열어
높은 공사비, 부동산 PF 여파 남아 시장 부진 전망
가덕도 신공항, GTX 사업, 반도체 분야 수주 기대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승현 기자]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1일 ‘2024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정승현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1일 ‘2024년 건설 경기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정승현

내년 건축시장이 민간을 중심으로 침체 기조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견고한 인플레이션(sticky inflation)으로 고금리가 지속되는 데다 부동산PF 문제로 건설 수요가 늘지 않고 공사에 착수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시장 위기를 헤쳐나가려면 건설사는 내년 공공부문에서 가덕도 신공항과 GTX 건설, 공공주택 등의 발주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올해 8월까지 민간수주 30.5%↓…높은 공사비용 원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주관해 1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4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건설 경기전망’을 발표한 박철한 연구위원은 현재 건설경기는 비교적 양호하지만, 내년도 시장은 더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특히 민간 부문의 수주 감소가 심각하다고 짚었다. 올해 건설수주는 공공과 민간 모두 부진해 8월까지 수주액이 전년동기 대비 25% 가까이 준 114조2000억 원이다. 특히 민간 수주가 81조1000억 원으로 30.5% 줄며 감소세를 이끌었다.

수주가 적은 원인으로는 높은 공사비를 꼽았다. 공사비가 급격히 상승한 2021년을 전후로 비교하면, 2023년 1~8월 평균 공사비 지수는 2020년보다 27% 상승했다. 박 위원은 “현재 공사비 상승폭이 2%대로 안정화되고 있지만, (하락하진 않아) 공사비가 높은 상황이 고착화됐다”고 설명했다.

 

SOC와 반도체 일감 계획·규모 나와…“부동산 PF 충격 회복에 시간 걸려”


내년 건설일감은 공공 SOC와 반도체 산업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은 내년도 국토부 예산안을 제시하며 “내년 가덕도 신공항 공사에 착수하기 위한 예산이 5000억 원, GTX 개통에 7200억 원이 반영돼 대형공사가 집중될 것”이라고 했다.

반도체 경기가 다시 살아날 움직임도 건설시장에 긍정적이다. 박 위원은 “내년 반도체 경기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세계 곳곳에 반도체의 해를 맞아 반도체 공장이 많이 세워질 예정”이라며 “SK가 용인에 120조 원을 투자해 첫 첨단특화단지를 조성하면 건설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민간 건축시장 전반에서 부진한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대부분 부동산 PF 부실 사태의 영향이 지금까지 남아있는 탓이다. 박 연구위원은 “이번 PF 위기와 양상이 비슷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저축은행 부도 때에 견주면 2년 정도 민간 주택시장의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상업용 건축시장에 대해선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데다가 (경기 부진으로) 창업 자체가 어려워 내년도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분양과 입주 상황은 현재 나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앞으로 추이를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박 위원은 “2020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한 영향으로 제도 시행 직전에 몰린 신규 착공 아파트가 올해 하반기에 공사가 마무리되기 때문에 앞으로 입주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1일 ‘2024년 주택·부동산 경기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1일 ‘2024년 주택·부동산 경기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사는 공공부문 역량 키우고, 자금 유동성 안정화 노력해야”


내년 건설시장과 관련해 박 위원은 건설업계가 중장기 계획을 세워 시장 침체 같은 지금의 위기를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건설업계가 공공부문 사업 수주를 위해 역량을 강화하고, 재무안정성을 강화해 민간 시장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면서 “주택 등 건축 위주로 사업을 진행해온 체질을 토목사업과 정부투자사업 역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바꾸고, 경기 회복 국면에 진입했을 때도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박 위원의 뒤를 이어 ‘2024년 주택·부동산 경기전망’을 발표한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주택 등을 위한 가계대출 지원 정책이 본래 지향점을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 김 위원은 대출 규제에 따라 주택 등 부동산 시장의 팽창과 축소가 결정된다는 점을 짚었다. 이어 “올해 시행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제공 현황을 보면, 2주택자 보유자가 전체의 18%가량을 차지한다”며 “무주택자와 1주택자가 아닌 사람에게 주택담보대출이 제공된 부분은 향후 취지에 맞게 보완돼야 한다”고 했다.

부동산 자금 유동성 시장의 불균형과 양극화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토론에 참여한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금융회사는 부동산 PF로 인한 리스크를 축소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주택 수요 집단에는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유동성 공급이 빡빡하지 않은 반면, 건설사 같은 주택공급 집단은 대출받기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자금 여건이) 괜찮다고 평가받는 사업장과 그렇지 않은 사업장 사이에 유동성 확보에 관한 양극화가 뚜렷이 나타날 것”이라고 봤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有備無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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