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통’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 해외 영토 넓힌다 [CEO 오늘]
스크롤 이동 상태바
‘마케팅통’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 해외 영토 넓힌다 [CEO 오늘]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3.11.07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롯데제과 첫 외부출신 대표로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
지난해 대표 선임 후 1년…해외 공략 통해 실적 성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 ⓒ롯데

롯데제과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1967년 설립 이후 56년 동안 유지했던 사명을 ‘롯데웰푸드’(LOTTE WELLFOOD)로 바꿨다. 롯데푸드를 흡수합병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롯데의 굳은 의지가 담긴 사명이다. 이창엽 대표는 롯데웰푸드의 새로운 도약을 최전선에서 지휘하고 있다. 이 대표가 지난해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대표에 선임된 뒤 취임 1년여를 맞은 가운데, 롯데웰푸드는 해외 시장을 발판으로 실적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해외시장 전문가이자 롯데제과 첫 외부출신 대표


이 대표는 역대 롯데제과 대표 중 첫 외부 인사 출신이다. 순혈주의가 강한 롯데그룹이 이를 깨고 외부 인사를 전문경영인으로 앉혔다는 점부터 업계 주목을 받았다. 더욱이 롯데제과는 롯데그룹의 모태라는 점에서 더욱 상징성을 지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신동빈 롯데 회장이 이 대표의 해외 경험을 높이 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제과에 한정됐던 이미지에서 벗어나 종합 식품 범주의 다양한 신사업을 계획 중인 롯데웰푸드 입장에서 가장 적합한 인물로 평가했을 수 있다.

1967년생인 이 대표는 한국과 북미에서 30년 이상 글로벌 소비재 회사 근무 경험을 지닌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다. 1993년 한국P&G를 시작으로 허쉬(Hershey) 한국 법인장, 해태제과 전무 마케팅본부장, 농심 켈로그 대표, 한국코카콜라 대표 등을 역임하며 글로벌 소비재 브랜드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왔다.

특히 롯데에 영입되기 직전까지 LG생활건강에서 근무했던 이 대표는 LG생활건강의 해외 사업에서도 공을 인정받았다. 2021년 말 LG생활건강 부사장에 오른 이 대표는 당시 주요 사업부 중 하나인 화장품과 생활용품 사업을 점검하는 업무를 맡았다. 특히 LG생활건강의 미국 자회사인 ‘더 에이본 컴퍼니’(The Avon Company) CEO로서 북미 사업을 이끌었다.

지난해 임원 인사를 발표하면서 롯데 측은 “이 대표는 우수한 글로벌 마인드와 마케팅, 전략 역량을 바탕으로 롯데제과가 글로벌 종합식품회사로 나아가는 데에 필요한 해외 사업확장, 브랜딩 제고, 조직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해외 사업 속도…인도 남북 잇는 초코파이 벨트 구축


이 대표는 신성장동력으로 해외 시장을 꼽고, 적극적인 영토 확장에 나서는 중이다. 특히 제과·빙과·푸드 사업은 이미 내수 성장이 정체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큰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집중 공략하고 있는 해외 시장은 인도다. 이 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공개된 대규모 투자도 인도 빙과 생산시설 설립이었다. 지난 1월 롯데제과는 인도 자회사인 아이스크림 업체 하브모어에 향후 5년간 약 700억 원을 투자해 연면적 6만㎡ 규모의 빙과 생산시설을 짓는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인도 자회사인 롯데 인디아(LOTTE INDIA) 첸나이 공장에 약 300억 원을 투자해 증설한 롯데 초코파이 세 번째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했다. 이번 첸나이 공장 초코파이 제3라인 증설로 롯데웰푸드는 연간 생산 능력이 약 1.5배 이상 증가하게 된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2010년 인도 남부 첸나이 공장에서 초코파이 현지 생산을 시작했고, 2015년 인도 북부 뉴델리 하리아나주 인근에 초코파이 공장을 신규 건설하며 인도 남북을 잇는 초코파이 벨트를 구축했다. 뉴델리 초코파이 공장은 대지 7만6033㎡(약 2만3000평), 연면적 2만4793㎡(약 7500평)에 달하는 첨단 공장으로, 설립에 약 700억 원이 투입됐다.

롯데웰푸드는 2004년 인도 제과업체인 패리스(Parrys)를 인수해 국내 식품 업체에서는 최초로 인도에 진출한 바 있다.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떠오른 인도의 2021년 기준 제과 시장 규모는 17조 원에 달한다. 롯데 초코파이는 처음에 국내용 제품을 수출했지만, 인도 소비자들을 위한 채식주의용 초코파이를 개발했다. 롯데 초코파이에 들어가는 마시멜로를 동물성 젤라틴 대신 식물성 원료로 대체하며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친 것이다. 

 

최근 실적 오름세…푸드와의 시너지는 과제


롯데웰푸드는 제과와 푸드 합병을 통해 단번에 초대형 식품기업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롯데웰푸드는 연결 기준 매출 4조745억 원, 영업이익 1353억 원을 기록하면서 ‘4조 클럽’에 입성했다.

최근 실적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80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9% 늘었다. 매출은 1조865억 원으로 1.5% 줄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3분기 해외 매출의 경우 199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지만, 주요 시장인 카자흐스탄과 인도 등에서는 성과를 냈다. 카자흐스탄 638억 원, 인도 679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각각 7.8%, 28.1% 성장했다.

다만 사업 간 시너지 발휘는 이 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특히 제과에 비해 식품 사업이 다소 부진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올 3분기에도 건과(7.3%), 빙과(7.2%)는 매출이 증가했으나 유지와 육가공 매출은 각각 18.2%, 10.5% 줄었다. 건과 주력 카테고리인 껌과 스낵 매출이 신장하면서 건과·빙과 매출은 늘었지만, 유지 부문은 원유 시세 하락으로 재고 부담이 지속되면서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웰푸드는 국내 사업의 경우 SKU 효율화 등 영업 구조를 개선하고, 해외는 핵심 지역 수익성을 기반으로 생산 거점 확대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23%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도 오는 2027년에는 30~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올해 취임사 겸 신년사를 통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맛있고 신선하며 영양가 있는 제품을 제공해 사람들의 삶을 행복, 건강, 웰니스로 풍요롭게 하는 글로벌 식품 회사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K-스낵’, ‘K-푸드’가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롯데 구성원들이 글로벌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편견없이 바라보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