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 많고 값도 싼데’…전기차용 ‘나트륨’ 배터리, 지지부진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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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 많고 값도 싼데’…전기차용 ‘나트륨’ 배터리, 지지부진한 이유는?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3.12.03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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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륨 매장량 리튬의 500배…가격 경쟁력 우수
BYD·장화이·JMCG에 더해 CATL도 나트륨 배터리 진출
“아직은 LIB 개선 중심 대세 이룰 것” 목소리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CATL
CATL이 지난 2021년 공개한 나트륨 이온 배터리 이미지. ⓒCATL

표준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서 가격 경쟁력을 강점으로 내세운 나트륨 이온 배터리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간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낮은 에너지 밀도로 인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 오토바이 등에 주로 적용됐으나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전기차에 탑재하려는 시도들이 관측되는 상황이다.

 

BYD에 CATL까지…중국, ‘전기차용’ 나트륨 이온 배터리 개발 박차


3일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의 자회사 핀드림즈(FinDreams) 배터리는 올해 중순 나트륨 이온 배터리 공동생산을 위한 전략적 협력 계약을 맺고, 중국 내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BYD는 중국에서 연간 3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생산해 자사 소형 전기차에 탑재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나트륨 이온 배터리 탑재 전기차를 시장에 공개한 사례도 있다.

중국 장화이 자동차(JAC Motors)는 지난 3월 폭스바겐 합작 브랜드 시하오(Sehol)를 통해 하이나 배터리(Hina Battery)의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시험용 전기차 EX10을 선보였다. 중국 기준 주행거리 252km, 활용 배터리팩의 에너지 밀도는 kg당 140Wh 수준으로 전해진다.

르노와 JMCG 등의 합작사인 JMEV 역시 자사 소형 전기차에 파라시스 에너지(Farasis Energy)의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탑재할 전망이다. 파라시스 에너지는 최근 자사 삼원계 리튬 배터리 생산라인을 나트륨 이온 배터리 라인으로 전환한 바 있다.

또한, 중국 배터리사 CATL이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CATL은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장 점유율에선 BYD와 1, 2위를 다툰다.

지난 2021년 1세대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공개한 CATL은 올해 체리자동차(CHERY)에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밝히면서 나트륨 이온 배터리 사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중국 정부 역시 지난 6월 나트륨 이온 배터리 차량 탑재를 승인하는 등 뒷받침에 나서고 있다.

 

리튬 대비 매장량 500배…“상용화 가능성 논의 일러” 목소리도


중국 전기차 및 배터리 기업들이 시장 진출을 서두르는 데는 나트륨 이온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에 대한 기대가 있다.

나트륨은 기존 리튬보다 확보가 비교적 쉬운 원자재다. 리튬은 칠레, 호주, 아르헨티나 등 일부 국가에 매장량이 집중돼 있고 절대적인 매장량도 한정돼 있지만, 나트륨은 지구상에 6번째로 많은 원소로, 리튬 대비 매장량이 약 500배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가격 역시 나트륨이 리튬보다 크게 저렴하다.

올해 11월 말 기준 탄산 나트륨(Sodium carbonate) 가격아 미터톤당 2440위안(약 44만 원)인 것에 비해 탄산 리튬(Lithium carbonate) 가격은 미터톤당 14만600위안(약 약 2579만 원)이다. 최근 리튬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리튬 가격이 오를 경우 그 차이는 더 벌어질 수 있다.

특히, 중국이 LFP 사례와 같이 자국 수요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먼저 확보한다면 가격 경쟁력을 추가로 확보할 수도 있단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업계에선 아직 전기차용 나트륨 이온 배터리의 상용화를 기대하기에는 무리라고 보고 있다.

최근 스웨덴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Northvolt)는 자사 개발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공개했다. 에너지 밀도가 kg당 160Wh(와트시) 수준으로, LFP 배터리와 비슷하지만, 여전히 NCM 배터리(200kW 이상)에는 미달한다. 나트륨이 리튬보다 무거운 만큼, 해당 간극을 줄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상용화를 논하기엔 기술 개발이 아직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CATL은 당초 올해 하반기 전기차용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양산, 체리 자동차에 공급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개발 완료나 공급에 대한 언급은 없는 상황이다.

현재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개발 및 생산 중인 미국 나트론 에너지(Natron Energy), 영국 파라디온(Faradion) 등은 전기차가 아니라 ESS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리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나라마다 각자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10가지는 될 텐데, 아직 어느 것 하나 상용화, 양산화되진 않고 있다. 언제 어떻게 결론이 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NCM과 LFP를 주축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의 발전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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