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호 메리츠 회장,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대상 수상…“진정한 주주환원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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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호 메리츠 회장,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대상 수상…“진정한 주주환원 보여줘”
  • 정경환 기자
  • 승인 2023.12.07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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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개편 첫해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으로 ‘주주환원 50%’ 약속 실천
‘거꾸로 지배구조 개편 결단’…거버넌스에 대한 풍토가 바뀌는 계기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경환 기자]

“승계는 없다. 대주주의 1주와 개인 투자자의 1주는 동등한 가치를 가져야 한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한국기업거버넌스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후 밝힌 소감이다.

조 회장은 지난 5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과 KCGI자산운용이 공동주최한 ‘제2회 한국기업거버넌스 대상’ 시상식에서 경제부문 대상을 수상,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회장은 “함께 웃어야 오래 웃는다. 우리의 모든 주주환원 행보의 기저에는 이런 생각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고액 연봉으로 논란의 도마에 올랐던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전 회장이 복귀한다. ⓒ 뉴시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 시사오늘 DB

연말 연시 경제계에서 조 회장의 수상 소감이 화제가 되는 모습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 대상 주최 측은 조 회장이 지난 2011년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에 오른 뒤 우수한 전문 경영인에게 전권을 일임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점을 높게 평가, 그에게 대상의 영예를 안겼다.

주최 측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해 11월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지주사가 자회사인 화재와 증권의 지분 100%를 보유하는 완전자회사 체제로 전환, 모범적 거버넌스의 표상이 됐다.

그간 한국 자본시장에서는 대기업들의 핵심 계열사 물적분할 등 이른바 ‘쪼개기 상장’으로 인해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많았다. 이러한 관행이 지배적인 가운데 조 회장은 승계를 염두에 두지 않고 ‘대주주 지분율 50% 이하’를 감수하면서도 3개 상장사를 하나로 합치는 이른바 ‘거꾸로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한 것이다.

조 회장은 “기업을 승계할 생각이 없고, 약간의 지분 차이나 손실은 괜찮다”며 “경영효율을 높이고 그룹 전체의 파이를 키워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가보자”라고 ‘원-메리츠’ 전환 배경을 설명했다.

이 같은 결정은 평소 대주주의 1주와 소액주주의 1주가 동등한 가치를 가져야 한다는 조 회장의 신념에서 비롯됐다. 대주주나 개인투자자 모두 한 주의 주식에서 같은 이득을 누려야 한다는 철학을 몸소 실천한 셈이다. ‘쉽게 말하되 실천하지 않는’ 기업인과 대주주가 흔한 국내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조 회장의 결단 덕분에 메리츠금융은 비약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한진그룹에서 분리된 2005년 화재와 증권을 합친 메리츠금융그룹의 자산은 3조3000억 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3분기 기준으로는 95조 원에 달하면서 불과 20년도 채 되기 전 30배가 넘는 성장을 이뤄냈다. 지배구조 개편 첫해인 올해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배당 등을 통해 주주환원율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약 50% 수준으로 약속했다.

실제 포괄적 주식교환을 발표한 지난해 11월 21일 이후 현재까지 메리츠금융은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총 3회에 걸쳐 약 84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3000억 원 규모를 소각했다. 지난달 10일 임시주총에서는 자본준비금 감액을 결의, 배당가능이익으로 2조1500억 원을 추가 확보했다. 이 같은 주주환원 노력이 주가에 반영되면서 메리츠금융 시가총액은 일부 은행계 지주 계열을 제외한 금융사 중 최고 수준인 12조 원을 넘나들고 있다. 즉, 모범적 지배구조와 주주환원 약속의 실천 등이 개선된 지표로 이어지고 있다.

시상식에서 조 회장을 대신해 대상을 수상한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의 발언 역시 메리츠금융의 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김 부회장은 "메리츠가 내부적으로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기업, 가계가 함께 웃자'라는 생각이다"라며 "많은 기업들이 개미투자자와 함께 웃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이를 행하지 못 하는 이유는 손해보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이어 "장기적으로 보면 (가계와 기업이) 함께 웃는 방식이 이득이며 (메리츠금융이 실제) 그렇게 했더니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냈다"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산업부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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