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춘의 ´쪽지 예산 반박´이 씁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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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춘의 ´쪽지 예산 반박´이 씁쓸한 이유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3.01.03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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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지도부부터 기득권 내려놔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민원성 쪽지 예산이 대폭 증액돼 논란을 빚는 것에 대해 "지역 예산 경쟁에 대한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의원들이 지역구를 챙기기 위해 경쟁하는 것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고위정책회의를 열고 "예산 책정에 있어서 정부부처가 경쟁하고 있고, 수시로 의견을 조율하듯이 의원들 간에도 지역 예산에 대해 의견을 조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매도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문제는 쪽지가 아니라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제기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국회 예산안 심사과정을 공개하는 혁신을 준비해야 겠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쪽지 예산을 주고받느라 속기에도 기록돼 있지 않은 내용을 어떻게 투명화시킨다는 것인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은 없어 수습용 발언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여야가 이구동성으로 국회의원 연금제도를 폐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새해 예산 심사에서 128억 2600만 원을 통과시켰듯 국회 예산안 심사의 투명화 역시 '빈 말'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박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은 그동안 처절한 반성과 혁신을 결의했다. 백언이불여이행이라고 한다.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말이 국민 가슴에 스며들려면, 지도부부터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된다는 지적이 많다. 박 원내대표 지역구인 남양주는 정부안에는 없던 한우플라자 추진비를 20억이나 신규 편성받았다.

지역구 의원이라면 응당 지역민의 숙원 사업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위해 교섭력을 발휘할 줄 알아야 한다. 문제는 국회의원으로서의 할 도리를 망각한 채 내 안방 챙기기에 바쁜 모습, 예산 편성 역시 실세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상황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의원들이 더 많이 가지려고 할 수록 국민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며 "여야 지도부 각성 없이 정치 개혁은 없다"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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