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짜파게티 앞세운 농심, ‘미국시장 1위’ 향해 달린다 [해외로 2024]
스크롤 이동 상태바
신라면·짜파게티 앞세운 농심, ‘미국시장 1위’ 향해 달린다 [해외로 2024]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4.01.03 17: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현지 공장 증설 지속…“2030년까지 매출 15억 달러”
코로나19·한국 콘텐츠 인기로 라면 수요 급증에 매출 호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식품업계가 새해 글로벌 공략 고삐를 죈다. 성장이 정체된 국내에서 벗어나 해외 영토를 늘리는 건 이제 식품 기업들의 숙명이 됐다. 실제 지난해 업계는 경기침체로 국내 사업이 부진하더라도 해외시장 성장으로 어려움을 상쇄하는 경우가 많았다. 국내 대표 식품·프랜차이즈 기업들은 지난 몇 년간 닦아놓은 기틀을 바탕으로, 올해 본격적인 글로벌 도약에 속도를 낸다. [편집자주]

농심 미국 제2공장에서 신라면이 생산되어 나오는 모습 
농심 미국 제2공장에서 신라면이 생산돼 나오는 모습 ⓒ농심

농심이 미국시장 점유율 1위를 정조준한다. 미국 내 한국 라면 수요가 증가한 데다 매출도 호조세다. 그동안 미국 현지 공장 증설 등을 이어온 농심의 적극적인 투자가 점점 빛을 발하면서 올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농심은 올해 신년사에서 이 같은 목표를 분명히 했다. 이병학 농심 대표는 지난 2일 서울 신대방동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미국시장에서 중장기 전략을 실행하며 시장점유율 1위 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대표는 국내외 시장 지배력 강화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하면서 “국내시장에서의 성공 경험을 해외에 똑같이 적용하려 해선 안 된다”며 “새로운 시각으로 글로벌시장에서 성공 방정식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올해에도 현지 공장 증설을 지속한다. 하반기까지 미국 제2공장 생산라인을 추가하고, 이르면 오는 2025년 미국 동부에 제3공장을 착공한다. 현재 농심 제1공장과 2공장이 미국 서부 지역인 로스앤젤레스(LA) 인근에 있는 만큼 제3공장을 통해 보다 폭 넓게 현지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농심이 미국 현지 투자를 늘리는 데는 그만큼 수요가 받쳐주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농심 영업이익(1175억 원)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그 중에서도 미국법인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36% 증가한 337억 원을 달성하며 전사 성장을 견인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농심 전체 영업이익의 28%에 해당하는 수치다. 미국법인의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25.2% 늘어난 316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농심 미국법인은 대형 거래선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매출을 극대화하고, 신제품 입점 확대로 신규 수요를 창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월마트 등 미국 톱4 대형 거래선을 대상으로 신라면 등 주력제품을 최우선 공급하고 신제품을 가장 빠르게 입점시키는 등 유통망 관리 전략에 중점을 뒀다.

농심의 해외 매출이 급격하게 성장한 주요 배경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꼽힌다. 당시 내식 수요가 늘면서 간편하게 한끼를 즐길 수 있는 라면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영향이 컸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집계, 한국 라면 수출액은 지난 2019년 4억6699만 달러(약 6083억 원)에서 2020년 6억357만 달러(약 7862억 원) 규모로 29.2% 늘었다. 

농심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한국 라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미국공장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 하는 현상이 발생했고, 2022년부터 미국 제2공장을 본격 가동하면서 미국시장 내 공급량 확대에 속도를 내왔다. 제2공장 완공으로 생산능력이 70% 향상되면서 공급량도 대폭 확대됐다.

영화 ‘기생충’ 효과도 컸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2020년 2월 ‘짜파게티’의 해외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50만 달러를 기록하며 월간 최대 실적을 올린 바 있다. 당시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며 영화 속 주요 장치로 활용된 메뉴, 일명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의 합성어)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 관심이 급증한 덕이다.

미국시장 공략은 취임 3주년을 앞둔 신동원 농심 회장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신 회장은 앞서 취임 2주년 기념사에서 “2030년까지 미국시장에서 연매출 15억 달러(1조9135억 원)를 달성하고 라면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농심은 지난 2022년 기준 북미지역에서 4억9000만 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2030년까지 3배 수준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농심은 1984년 샌프란시스코 사무소를 설립하면서 미국에 진출했다. 이후 2005년 LA공장을 가동하며 서부·교포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넓혀 왔다. 특히,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의 저가 라면과 달리 프리미엄 제품으로 경쟁력 차별화에 나섰다. 현재 농심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약 20%로 2위다. 1위는 40%대 점유율을 보유한 일본 토요스이산이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편견없이 바라보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